비자금 통로로 의심 '부동산'...롯데家 소유 규모는

'땅 부자' 롯데..사실상 부동산 재계 1위
오너 일가 부동산 소유만 5640억..계열사 부당거래 의혹
  • 등록 2016-06-14 오전 10:38:30

    수정 2016-06-14 오전 10:38:3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롯데그룹의 부동산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땅 부자’로 알려진 롯데그룹의 부동산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통로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검찰은 롯데그룹 계열사가 오너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을 거래한 내역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으며 일부 수상한 거래를 집중 수사 중이다.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의 부동산에 집중되며 롯데그룹과 오너 일가의 부동산 소유 규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롯데는 재계 순위로는 5위 기업이지만 부동산 소유 규모에서는 사실상 1위 기업으로 손꼽힌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 기준 롯데그룹은 10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 부지를 매입하며 부동산 소유 규모를 24조2000억원으로 키운 현대자동차와 대규모 공장을 보유한 삼성그룹 14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다.

그러나 재계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비상장사인 점을 들어 롯데그룹의 부동산 소유 규모가 현대차와 삼성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부지 소유권의 75%를 가진 롯데물산과 8조원대 부동산 등의 자산을 보유한 호텔롯데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오너 일가 소유의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일부 정황도 포착했다. 지난 2007년 롯데쇼핑은 신격호 회장 소유로 알려진 경기도 오산의 부지 10만여㎡를 7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가 1000억원이 넘는 가격에 계약했다. 시세보다 300억원 비싸게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오너 일가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한 롯데상사는 2008년 인천 계양구의 166만㎡ 규모 땅을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공시지가 대비 두 배가 비싼 504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땅 부자가 된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남다른 투자 감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곳곳의 부동산을 사들여 세계 4위 거부에 오르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소공동과 잠실 등의 땅을 사들여 그룹을 키웠다.

덕분에 오너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 규모도 크다. 재벌닷컴이 지난해 8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일가 6명이 국내에서 보유한 부동산은 564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신 총괄회장의 부동산이 4430억원으로 가장 많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회장 형제의 소유 부동산은 각각 230억원과 180억원 수준이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280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소유 규모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둘째 부인인 서미경 씨도 340억원 규모로 신동빈, 신동주 형제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미경 씨의 딸 신유미 고문은 180억원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검찰은 롯데 계열사가 오너 일가 소유의 땅을 비싸게 매입하는 과정에 오너 일가의 지시 또는 입김이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경우 배임죄가 적용된다. 검찰은 오너가와 계열사의 횡령·배임액이 3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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