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대수술)⑥한은 "금리상승을 원한다"

  • 등록 2007-06-13 오후 2:40:52

    수정 2007-06-13 오후 2:40:52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지급준비율 인상에서부터 콜자금 시장 군기 세우기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조치들은 절름발이로 전락한 금리정책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수술 작업의 일환이었다.
 
이를 두고 한국은행은 `절도 있는 지준관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은행들의 지급준비금 관리 행태에 규율을 세우면 금리정책의 유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은의 궁극적 기대는 다섯차례의 금리인상 효과가 뒤늦게라도 발현돼 시장금리가 따라서 상승하는 것이다. 한은은 시장금리, 대출금리의 상승이 유동성 팽창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는 13일 오전 9시54분에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을 통해 출고된 기사를 재출고한 것입니다>
 
◇ 작년부터 준비된 `절도 있는 지준관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월11일 금통위를 마친 뒤 가진 회견에서 "지금 현재하고 있는 방식인, 콜금리 목표를 정하고, 목표 중심으로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자금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에 대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연구를 작년부터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연초부터 수시로 나타나고 있는 콜금리 폭등세는 지난해부터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 한은의 적극적인 의도가 실현된 현상인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를 마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금리가 콜금리 목표를 중심으로 때로는 위로 때로는 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자금 수급을 조정하는, 제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본다. 계속 같이 가는 것은 금리가 자금 수급을 조정하는 본래의 기능을 저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한은 "콜금리 변동성 확대로 소기의 성과" 

한은은 새롭게 펼쳐진 `절도있는` 지준관리 이후 시장변화에 대해 자주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한은 집행부서는 "지준율 인상조치 이후 콜금리의 변동폭이 확대되고 시장금리가 상승하였다는 점에서 금리정책의 유효성 제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도 한은 집행부서는 "지준을 엄격히 관리한 이후, 지준시장 전체적으로는 자금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준부족을 우려한 일부 은행이 고금리로 콜차입을 함에 따라 시장콜금리가 목표콜금리보다 크게 높아졌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은행들이 새로운 지준관리 방식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시장콜금리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한은은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에 상응해 금융기관의 절도있는 지준관리를 계속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표출했다.

◇ 한은이 바라는 것은 `대출금리의 상승`

지난 3월에 있었던 취임 1주년 기념대담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이 잘 됐느냐 잘 못 됐느냐 하는 것은 결국 금융이 소망스러운 방향으로 움직여서 그것이 실물경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궁극적인 잣대"라고 말했다. 새로운 지준관리를 통해 한은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소망스러운 방향`은 무엇일까. `시장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둔화`임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1월 금통위에서 집행부서는 "(콜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리상승이 대출수요 축소로 이어지면서 유동성 둔화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고, 4월 회의에서도 "대출금리 상승으로 대출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경우 금년 3분기부터는 통화증가율이 지금 수준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또 이성태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를 마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콜금리가 목표치를 대폭 상회하는) 그런 일은 가능하고 앞으로도 있을 수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그 것이 순기능을 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4월 간담회에서는 "작년 12월 이후 은행의 여신 수신 금리가 상당폭 상승했기 때문에 유동성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좀더 추이를 지켜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5월 기자간담회에서는 "작년 중반 또는 3분기까지는 금리변동이 콜금리목표 인상에 비해 적었는데, 오히려 12월과 올 1월로 넘어오면서는 시장금리나 은행 대출금리가 올라갔다"며 "대내외 상황상 제약으로 효과가 상쇄되거나 지연되기도 하지만, 통화정책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10일 `최근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동향` 자료에서는 "지준율 인상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비교적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도 "최근의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상승이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기조가 사실상 전환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9월 이후의 누적 상승폭 기준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폭은 94bp로, 같은 기간 정책금리 인상폭(125bp)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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