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이슈)상장 1년 맞는 국채선물 5년물

거래량, 거래대금 급감..사실상 `개점휴업`
5년물 지표채권화로 재조명 절실

  • 등록 2004-08-05 오후 2:32:31

    수정 2004-08-05 오후 2:32:31

[edaily 공동락기자] 국채선물 5년물이 출범 1년도 되지않아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거래량은 지난해 12월중순 이후 사실상 끊어진지 오래고 3개월마다 갱신하는 바스켓 채권을 발표할 때 잠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8월22일 국채선물은 5년물은 야심차게 거래를 시작했다. 5년물 선물의 상장은 당시 1-3-5년 만기별 기간구조의 나머지 한 조각을 맞출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들뜨게 했다. 통안선물과 함께 5년물 선물의 상장으로 현물시장에서 활용했던 다양한 전략이 선물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결국 치열한 포트폴리오 전략 싸움을 위한 입체화된 무기들이 구축되는 듯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출범 직후 반짝하던 거래는 지난해 12월 중순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췄고 결국 상품만 있고 거래는 없는 다른 선물상품과 마찬가지로 존립의 당위성 마저도 의심을 받고 있다. 다음은 5년물 국채선물의 거래량, 거래대금 추이 헷지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선물 시장은 일정한 수준 이상의 헤지성 수요와 투기성 수요가 맞물려야 돌아가는 시장이다.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수요와 리스크에 노출되면서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수요간의 보완관계가 성립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5년물은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장기물을 수요하는 보험사, 연기금 등과 같은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현물 국채를 매입하는 이유는 보유를 위해서다. 일단 매입해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수요를 충당하기에도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헤지는 어찌보면 당연히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다. 신영투신 김종희 과장은 "지금까지 5년물을 투자하는 기관들은 대부분 현물을 매수하는 성격이 장기보유에 있었다"며 "일부 투기적인 목적의 기관들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가 보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사실상 헷지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물시장의 경우 헷지의 세력과 투기 세력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야 정상적인 형성이 가능한데 아직은 그와 같은 환경이 5년물 국채시장에는 조정되지 않았다"며 "투신권 상품이 아직 1년이하의 단기투자자금이 많다는 점도 5년물의 헷지성 수요를 떨어뜨리는 유인"이라고 말했다. "이미 3년물 선물이 다 하는데" 국채 발행과 선물 상장의 주기가 불일치해 듀레이션 조절을 위해 5년물을 3년물 선물에 바스켓으로 포함시켜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현행 국채발행의 주기는 6개월이다. 이에 반해 국채선물은 여전히 3개월에 한번씩 상장되는데 결국 듀레이션을 맞출려고 하다보니 5년물 국채를 3년물 국채선물 바스켓에 포함시키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KB선물의 박종연 연구원은 "5년물 선물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3년물 선물보다 나은 유인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유인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5년물 선물 상장 당시 3년물 헤지는 3년 선물이, 5년물 헤지는 5년 선물이 하는 시스템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3년물 선물에 5년짜리를 넣어버렸고 3년 선물에 5년 금리의 움직임이 반영돼 굳이 5년 선물을 건드릴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5년물 위상..결국은 유동성이 문제 하지만 5년물의 위상은 이제 크게 달라졌다. 정부가 지표채권으로서 역할을 3년물에서 5년물로 전환함에 따라 현물시장을 중심으로 그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재경부는 5년물 국고채 발행비중을 기존 30%에서 40%로 늘리는 대신 3년물 비중은 10% 줄여 장기물이 국채시장의 중심지표 채권이 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고채 발행 규모가 44조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5년물 국채 발행규모는 4조원 가량 늘어나고 3년물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당장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10년물 비중을 갑자기 확대하면 시장 전체 유동성을 떨어드릴 수 있으나, 5년물은 비중을 늘려도 충분히 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영투신 김 과장은 "국채시장의 흐름이 장기물, 특히 5년물 지표 채권화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5년물 국채선물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5년물이 지표채권으로 위상을 잡기 시작하면 선물시장역시 5년물에 관심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의 신동준 수석 연구원도 "5년물이 지표물로 활성화되기만 한다면 당연히 5년물 선물도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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