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직후 대규모 핵훈련

러, 하원 이어 상원서도 CTBT 만장일치 비준 철회
몇시간 뒤 핵훈련 돌입…ICBM 등 발사
전쟁 긴장 고조 속에 전세계 핵증강 경쟁 우려↑
  • 등록 2023-10-26 오전 10:11:37

    수정 2023-10-26 오전 10:11:3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러시아가 25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하고 대규모 핵 훈련을 실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최근 잦아지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다시 핵 증강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의 지휘 하에 러시아 육·해·공군이 각각 핵 억지련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에 따르면 캄차카의 쿠라 훈련장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이날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됐으며, 핵 추진 잠수함이 바렌츠해에서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의 주력 장거리 폭격기 투폴레프(Tu)-95MS가 순항 미사일을 각각 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핵 훈련을 참관했다.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CTBT를 철회하기로 결정한지 몇 시간 만에 이루어졌다. CTBT는 1996년 유엔총회에서 승인된 조약으로 형태나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이 조약에 1996년 서명하고 2000년에 비준했다. 미국도 서명만 하고 비준은 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에 이어 이날 상원도 CTBT 비준 철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0개월 만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이 1996년 CTBT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또한 CTBT 비준을 철회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만 러시아는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핵실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의 핵실험은 1990년이 마지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는 미국과의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날 미국이 지난 18일 네바다주 핵실험장에서 지하 화학 폭발 실험을 한 것을 거론하며 “의심할 여지 없는 정치적 신호”라며 “미국이 핵실험을 시작한다면 우리도 여기서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또는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등 다른 핵보유국도 이를 뒤따르면서 전 세계 군비 증강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이 최근 공개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러시아와 미국, 중국은 지난 수년간 핵실험장을 확장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경쟁이 격화하며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핵 경쟁을 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까지 더 많은 실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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