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만 자원봉사자 만든 ‘태안의 기적’, 세계인 유산에 이름 올린다

태안 유류피해 극복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고·극복과정서 기록·생산된 정부·NGO등 22.2만건 자료
  • 등록 2022-11-28 오전 10:53:29

    수정 2022-11-28 오후 9:07:32

충남 태안 앞바다 대형유조선 원유 유출사고 10일째인 2007년 12월 16일 오전 태안군 소원면 의학리 구름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길게 줄을 지어 검은변한 갯바위에서 기름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15년 전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만들어낸 ‘태안의 기적’이 마침내 세계인의 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충남도에 따르면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경북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26일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MOWCAP) 제9차 총회를 통해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으로 등재됐다. 태안 유류유출 사고는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해 1만 2547㎘의 기름을 유출, 충남 서해 연안 생태계와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류유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은 유류유출 사고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개인들이 기록·생산한 22만 2129건의 자료다. 유형별로는 문서 21만 5240건, 사진 5707건, 파일 1020건, 구술 93건, 영상 61건, 간행물 4건, 인증서 3건, 협약서 1건 등이다. 소유자는 충남도와 환경부, 태안군, 당진시, 대전지방법원, 국립공원연구원, 육군본부,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한국교회봉사단 등이며, 개인 5명의 기록물도 포함하고 있다. 기록물 내용은 △대책회의 결과 보고, 일일종합상황일지, 피해 상황 사진 등 사고 대응 △방제작업 진행 보고서, 작업자 출근일지 등 방제 활동 △자원봉사 활동 △피해 주민단체 구성 및 신고서, 지급 대상자 명부 등 배·보상 △피해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 계획서 등 복구 활동 △생태계 영향 장기 모니터링, 주민 건강 영향 조사 문진표 등 환경·사회 복원 △국제 협력 등이다.

이번 등재는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초기 대응부터 배·보상 완료까지, 환경재난을 성공적으로 이겨낸 전 과정에서 방대하게 생산된 공공 및 민간 기록 원본을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유류유출사고 예방과 극복 과정에 대한 정보적 가치가 크고, 기록물 유형이 다양한 동시에 자원봉사 참여 등 공동체의 중요성을 담고 있는 점도 등재 배경으로 판단된다. 해양 유류유출 사고로 발생한 각종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장기간 추적해 모아놓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록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충남도는 보고 있다.

충남도는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념물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 등재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재난 극복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선 감동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전하고, 기록물이 소재한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비롯한 태안 일대가 재조명 받으며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는 앞으로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 온라인 검색과 열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노태현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NGO,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재난을 극복해 낸 점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누구나 쉽게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을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국제목록 등재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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