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명선 기자]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오미크론 전(戰)’이다. 오미크론 대응이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면서, 항체치료제 관련 국내외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오미크론 변이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치료제는 퇴출되고, 방어 효과를 보인 치료제에 대해선 수요가 급증하는 형국이다. 국내에선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유한양행(000100)이 항체치료제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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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리제레논(Regeneron)과 일라이릴리(Eliy Lilly)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내준 긴급사용승인(EUA)을 취소했다. FDA는 이들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의 효과가 추후 입증되면 재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리제네론은 자사 항체치료제 ‘REGEN-COV’가 오미크론 변이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REGEN-COV는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 항체를 복합한 칵테일 항체다. 일라이릴리도 자사 칵테일 항체(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가 오미크론에 효과가 감소한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놨다.
반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파트너사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는 항체치료제 ‘소트로비맙’ 생산량을 늘릴 채비에 나섰다. 소트로비맙은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확인됐다. 1월 미국 정부는 소트로비맙 30만 도즈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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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치료제와 관련 있는 국내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는 오미크론에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19일 네이처지 자매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 효과를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허가 관련 미국 FDA와 협의를 진행 중인데, 오미크론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제품에 철퇴를 놓은 FDA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미크론에 대한 렉키로나 중화 능력을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이 투자한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 항체치료제 ‘코비실드(COVI-SHIELD)’는 오미크론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 동물실험 결과지만, 오미크론 변이에서 높은 중화 활성을 보였다. 소렌토는 살아있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에서 중화 정도를 본 결과, GSK 소트로비맙보다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GSK처럼 변이 영향 안 받는 부위 겨냥해야 승산 있을 것”
기업들은 오미크론에 효과를 보일 다른 항체치료제를 내놓기 위해 분주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CT-P63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중화능을 보여 오미크론 상황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렉키로나와 CT-P63을 합친 칵테일 항체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라이릴리는 단일클론항체 ‘벱텔로비맙’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과 일라이릴리 모두 RBD를 표적으로 삼는다.
김우주 교수는 “RBD를 타깃으로 한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변이 부위와 겹치지 않는 항체를 선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알파·베타·감마·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는 RBD에 돌연변이가 생겨 문제가 됐다. 결국 GSK처럼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보존된 부위를 겨냥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