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故배은심 여사 회고…“의전, 의경 ‘이한열’ 맡았었다”

9일 페이스북에 고인 회고 글 올려
  • 등록 2022-01-09 오후 10:30:21

    수정 2022-01-09 오후 10:30:2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9일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별세 소식에 고인을 추억하며 넋을 기렸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은심 여사와 붉은 꽃’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인의 별세 소식을 듣고 지난 2020년 배 여사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던 6·10민주항쟁 제33주년 기념식을 떠올렸다고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사진=연합뉴스).
탁 비서관은 그러면서 “(당시)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의 맨 마지막 수여자는 배은심 여사였다”며 “훈장 수여식의 의전은 국방부 의장대가 아닌 경찰의장대에 일부러 맡기었고, 우연하게도 경찰의장대 의경 중 한 명의 이름은 ‘이한열’이었다”고 회고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행사가 민주인권기념관 부지로 예정된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진행됐으며, 박종철 열사가 생의 마지막을 맞은 509호실 외벽에 커다랗고 붉은 꽃 한 송이를 걸었다고 기억했다.

탁 비서관은 “인권탄압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에서 마침내 인권과 민주화의 꽃이 피었다는 서사를 가지고 싶었다”면서 “삭막하고 서늘한 대공분실 앞마당에는 꽃밭 같은 무대를 만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당시 행사 영상을 돌려봤다고도 했다. 탁 비서관은 “(영상 속) 배 여사님이 행사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계신 모습이었다”며 “어쩌면 앉아계시던 눈앞에 509호 방 때문이었을까, 그 방 창문에 걸어놓은 그 붉은 꽃 때문이었을까”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배 여사는 1987년 아들 이한열 열사가 민주화운동 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숨진 후 민주화를 위해 생애를 바쳤다. 민주화 운동 현장을 지원하고 민주화 운동 계승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당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가 2020년 6월10일 당시 서울 용산구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 무대에 올라 ‘서른 세 번째 6월 10일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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