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누구인가

3대정권 청와대 근무·OECD 대사등 핵심 요직거쳐
개방 중시 `시장주의자`..국제적 감각 탁월
리더십 `검증 안돼`..경제 콘트롤타워 세울수 있을지 `주목`
  • 등록 2006-07-03 오후 2:21:29

    수정 2006-07-03 오후 2:38:08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을 완성할 차기 수장으로 권오규 정책실장이 경제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에 내정됐다. 

권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3대 정권에 걸친 청와대 근무, OECD 대사, 정책실장 등 탄탄한 요직경력이 말해주듯이 `참모형 엘리트`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유연하고 합리적이며, 개방과 경쟁을 중시하는 시장주의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정책 조정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또 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한덕수 전 부총리와 시장중심 정책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 경제 정책 운용 방향은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권 신임 부총리 내정자가 최근 위축되고 있는 재경부의 분위기를 일으켜 세우고, 내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논리에 굽히지 않을 만한 강력한 리더십을 가졌는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으로 있었던 만큼 헐값매각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탄탄한 경력..`참모형 엘리트`

권 신임 부총리는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74년 행정고시(15회)에 합격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경제기획원 자금계획과장, 청와대 정책비서관,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 재경부 차관보, 조달청장, 대통령 정책수석,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표부 대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 등을 지냈다.

특히 3대 정권에 걸쳐 청와대에서 핵심 참모 역할을 해왔다. 문민정부에서는 정책 수석실에서 세계화 프로젝트를 맡았으며, 국민의 정부에서 재정경제비서관으로서 경제정책을 총괄했다.

참여정부에서도 정책수석으로 발탁돼 신용불량자 문제 등 출범시 경제 현안들을 풀어나가는 데 기여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출범 초기부터 노 대통령 옆에서 경제정책을 논의하면서 양극화나 부동산 등 최대 현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다.

◇개방·경쟁 중시 시장주의자..정책조정 전문가

권 신임 부총리는 한 전 부총리에 못지 않을 만큼 개방과 경쟁을 중시하는 시장주의자라고 과천관가에서는 입을 모은다.

경제기획원 시절 대외경제조정실 과장을 맡았던 당시에도 금융개방 문제가 OECD 가입의 걸림돌이 되자 부총리를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세계은행 경제조사관과 국제통화기금(IMF) 대리대사, OECD 대표부 대사 등을 지냈던 만큼 국제적인 감각과 대외 업무에도 능통하다.

한미 FTA를 비롯해 각 국가들과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한 전 부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을 통상 전문 경제 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권 신임 부총리는 정책 조정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개별 사안에 따라 신축적으로 판단하는 유연한 사고로, 매사를 간결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 댄스를 좋아하고 신세대 노래를 소화하는 등 현대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한편 언변이 뛰어나고 주변 사람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대인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다.

재경부 뿐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각 부처들과 업무 조정, 정책 협의 등을 계속 진행해온 만큼 경제정책을 조정하는 역할도 무리없이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리더십 검증안돼..외환은행 매각 `복병`

권 신임 부총리가 아직까지는 `참모형` 관료로 알려져 있어 경제팀을 이끌 수장으로서의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재경부 차관보와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다 해도, 장관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최고 경제사령탑에 오르기 때문에 얼마나 경제부처들을 잘 아우르며 이끌어갈지도 관심이다.

박병원 제 1차관과 열린우리당에 파견된 김경호 수석전문위원, 이승우 정책조정국장이 권 부총리 내정자와 경기고 동기이며, 장태평 정책홍보관리실장은 2년 선배인 것도 후속 인사에 있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권 신임 부총리 내정자는 지난 2003년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던 만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집중 추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오규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약력

-52년 강릉 출생
-71년 경기고졸, 75년 서울대 경제학과졸, 81년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 경제학과졸, 98년 경제학박사(중앙대)
-74년 행정고시 합격(15회), 74년 총무처 수습행정관, 75년 철도청 사무관, 76년 경제기획원 사무관, 84년 경제기획원 경제교육과장
-85년 IBRD 경제조사관
-87∼91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자금계획과장ㆍ동향분석과장ㆍ인력과장
-91년 경제기획원 총괄과장ㆍ통상1과장ㆍ지역1과장
-94년 경제기획원 대외협력국 총괄과장
-95년 대통령 정책비서관
-97년 IMF 대리대사
-99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2000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2001년 재정경제부 차관보
-2002년 조달청장
-2003∼2004년 대통령 정책수석비서관
-2003∼2004년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단장 겸임
-2004년 駐OECD대표부 대사
-2006년 대통령 경제정책수석비서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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