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 송영길, 보석 후 공판 출석…“그런 사실 없다”

보석 석방 후 첫 재판 출석…“혐의 부인”
“증언·녹취록 보더라도 지시했다는 말 없어”
“돈봉투 살포 사후 보고받은 기억도 사실도 없어”
“한동훈 시행령 대법에 위헌법령심사 청구”
  • 등록 2024-06-03 오전 10:54:12

    수정 2024-06-03 오전 10:54:12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 출소 후 공판에 출석하면서 돈봉투 수수나 살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송 대표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송 대표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며 ‘돈 봉투 수수나 살포 과정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며 “모든 재판, 모든 사람의 증언이나 녹취록을 보더라도 사전에 송영길의 지시를 받거나 공모를 해 돈 봉투를 (수수하거나 살포)했다는 말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단지 사후에 보고했느냐 안 했느냐 문제인데 나는 기억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여유도 없었다”며 “선거 직전인데 회의 참석하고 뛰어다녀야 하는데 전혀 기억도 없고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작년부터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에서 부외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장이었던 이씨는 2021년 3월 18일 민주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100만원을 주면서 ‘송 대표에게만 말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면서 “당연히 송 대표에게 보고를 했다. 선거 캠프에 (돈을) 가져온 사람들의 의도가 너무 분명해서 필수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이정근 증인이 나한테 보고했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3만개 넘는 녹음 파일 중에 왜 송영길과 직접 통화한 녹음 파일이 없느냐”면서 “왜 텔레그램 메시지도 없느냐, 그 많은 것을 검찰이 제시해 놓고 아직 못 찾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한동훈 시행령,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검찰의 1차 수사권을 제한시킨 것을 시행령으로 다 풀어버렸다”며 “이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주에 준비를 해서 다음 주에 대법원에 위헌법령심사 청구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송영길 측이 낸 보석을 인용해 송 대표는 지난해 12월 19일 구속(올해 1월 4일 기소)된 지 163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재판부는 재판에 출석하며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와 보증금 3000만원을 조건으로 걸었다. 또 공판 출석 의무와 주거 제한 및 변경 필요할 경우 법원허가, 사건 관계자들과 접촉 금지,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그 사실과 경위, 내용에 대해 재판부에 즉시 고지 등 조건도 달았다.

송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 6650만원을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20년부터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운영하면서 각종 정치활동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합계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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