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연장에 임금 삭감까지…연말연시 직장인 고민 `5문 5답`

직장갑질119 직장인 주요 상담 사례 공개
동의 없는 연차 소진·임금 삭감은 거절 가능
"노조법 개정으로 노동자 권익 보호해야"
  • 등록 2023-12-27 오후 12:00:00

    수정 2023-12-27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7일 연말연시 직장인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삭감과 인사발령, 계약종료, 연차사용, 업체변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 같은 5가지 유형과 함께 직장인들의 대처법을 소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직장인 A씨는 이달 들어 회사 대표에게 “하는 일에 비해 연봉이 높다”라는 말을 들었다. 연봉을 깎으려는 사측의 시도를 A씨가 거부하자 대표는 “회사 그만둘 생각이 없느냐”며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A씨는 서면으로 조건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회사로부터 아무런 반응을 듣지 못해 속병을 앓고 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노동자는 삭감된 연봉이 적힌 연봉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A씨는 동의 없는 연봉 삭감에 반대할 수 있다.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고나 징계가 이뤄진다면 이 조치는 부당해고로 인정될 수 있고, A씨는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A씨 사례와 달리 사전 통보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경우는 노동청에 임금 체불을 진정할 수 있다.

연말이 되면 회사가 계약 갱신을 거부할까 봐 애태우는 계약직 직원이 여럿이다. 계약 기간 이후에도 근무 연장이나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예정돼 있던 경우에는 노동자에게 갱신 및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있다. 근로계약서나 채용공고에 갱신·전환 가능성이 명시돼 있고,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으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판례가 있다. 직장갑질119 측은 “근로계약서나 채용공고, 기타 내규에 갱신 혹은 전환에 관한 내부 규정이 있는지를 우선 확인하고, 기대권이 인정될 만한 상황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청 기업의 계약 종료 때문에 직원에게 형식적인 절차라며 사직서를 요구하는 업체도 있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 119는 “고용이 승계된다는 점만 명확하다면 사직서 작성은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며 “사직서 작성과 별개로 고용 승계 여부를 확실히 확인하고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직장인들은 동의 없는 연차소진 요구도 거부할 수 있다. ‘연차 이월 제도’는 사업장 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서 별도로 규정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미사용 연차는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측이 적법한 사용촉진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미사용 수당 지급을 하지 않는 행위는 법적 효력이 없다.

한편 인사발령 때 직위나 부서가 일방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적잖다. 원치 않는 전보와 강등은 업무상 필요성과 사전 의사 합의, 징계 요소가 있었는지에 따라 부당전보나 부당 강등으로 노동청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민현기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계약직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들은 매년 연말연시에 추위보다 매서운 고용 한파를 겪고 있다”며 “노동자의 고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를 줄이고, 원·하청 관계의 변동 여부와 무관하게 포괄적 고용 승계로 전부터 적용받던 근로조건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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