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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열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기존 사업 구조와 프로세스의 높은 비용으로 폭스바겐은 더 이상 브랜드 경쟁력이 없다”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는 미래를 위해 투자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제조사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현재 노조와 조기 퇴직 등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을 협상 중이며, 확정된 결과는 다음 달 6일 근로자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 결정은 2029년까지 직원을 감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폭스바겐 역시 이를 의식한 듯 ‘100억유로 비용절감’ 목표의 대부분은 인력 감축 이외 조치를 통해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이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은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든데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투자 비용 대비 충분한 수익을 거둬들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폭스바겐의 올 1~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7% 감소한 162억유로(약 23조원)에 그쳤다.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6.9%로, 토요타와 현대차(005380)가 10%대 이익률을 거둔 것과 비교해 저조했다. 그 결과 올해 폭스바겐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한편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 시장 한파에 대응해 조치에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미시간주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 혼다와 진행하던 저가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도 철회했다. 포드 역시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에서 연 40만대 분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를 40% 감축해 연 23만대 분의 배터리만 생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