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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평소 굽 없는 구두를 선호한다.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 만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때도 컴포트화에 가까운 신발을 신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정장구두를 신었다. 한미정상회담이라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니만큼 격식을 갖추는 게 좋겠다는 부인 김건희 여사 조언에 따라 2012년 결혼식 때 신었던 구두를 신었던 것이다.
자주 신지 않던 구두인데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광칠까지 하면서 구두가 새 신처럼 윤기가 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단독 환담에서 이런 윤 대통령 구두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구두가 너무 깨끗하다. 나도 구두를 더 닦고 올 걸 그랬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의 어제 대화가 굉장히 친근감 있고 재미있게 굴러갔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한미 정상이 회담장으로 향하던 길에 전시해놓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을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01년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김 전 대통령과 오찬에서 넥타이를 바꿔 멘 일화가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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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한 답례 선물로 나비국화당초 서안(書案)과 감색 모란 경대, 마크 로스코 전시 도록을 전달했다.
대통령실은 “손님과 소통할 때 사용하는 서안을 선물함으로써 양 정상의 소통이 원활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경대와 도록은 김건희 여사가 이번 방한에 동행하지 못한 질 바이든 여사를 위해 준비했다.
방한 답례 선물에는 김 여사가 기획해 2015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마크 로스코 전시 도록도 포함됐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탁상 명패와 조종사 선글라스를 윤 대통령에 선물했다.
명패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책상에 뒀던 것과 동일한 형태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의 ‘The Buck Stops Here’라는 문구가 새겨 있다.
조종사 선글라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대학 시절부터 즐겨 쓰던 조종사용 선글라스로, 방한 계기 미 제조회사 랜돌프를 통해 특별 제작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마지막 일정을 함께 한 후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배웅하며 엄지를 추켜올렸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엄지척으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