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윤석열 대세론 vs 홍준표 추격론…국힘 차기구도 대혼전

여론조사서 양강구도 형성…1위 쟁탈전 치열
‘고발사주’ 의혹에 표심 향배 주목…두 호보 난타전
개입설에 洪 “흔들릴 사람 아냐…상대 보고 덤벼야”
“洪 지지율 상승, 저변 확대…‘고발사주’ 영향 적을 듯”
  • 등록 2021-09-15 오전 11:00:44

    수정 2021-09-15 오전 11:00:44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간 대세론을 등에 업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체제가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홍준표 의원의 추격세가 만만찮아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진영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서기도 했다. 추석을 앞두고 1위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尹 대세론 vs 洪 추격론…1차 컷오프 앞두고 대혼전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尹, 유력주자 견제 프레임 구축…반등 시도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후보의 향배는 오는 16일 실시되는 1차 TV 토론회를 기점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15일) 오전 발표된 1차 컷오프(예비경선)에서 두 후보는 나란히 통과했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두 사람의 향배가 조금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1위를 지켜온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으로 발목이 잡힌 사이, 홍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달성하며 ‘양강 구도’까지 형성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0~11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야권의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 홍 의원은 지난 조사보다 2.4%포인트 상승한 28.7%를 기록하며 0.1%포인트 하락한 윤 전 총장(28.1%)을 제치고 오차범위 내에서 범보수권 지지율 1위를 거머쥐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6.9%다.

또 지난 7~8일 알앤써치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실시한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홍 의원은 36.5%의 지지율로 윤 전 총장(26.5%)을 10%포인트 앞섰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이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표심의 향배를 눈여겨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해당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권 행보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오히려 ‘정권의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를 발판 삼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해당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이 언론 제보 이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해 유력 대권주자를 견제한다는 정치적인 프레임도 구축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왼쪽)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洪, ‘고발 사주’ 의혹 당과 선 그어

반면 홍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고리로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의혹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홍 의원 입장에선 윤 전 총장의 개인의 문제로 선을 긋고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또 관련 의혹에 야권 전체가 묶이는 데 선을 그어야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그동안의 경선 과정에서 서로를 견제하지 않았지만, 최근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자 고발 사주 의혹을 고리로 난타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자칫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주자들 간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근에는 서로를 음해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 13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 씨 그리고 성명불상자 1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정치권에선 이 성명불상자 1명이 현재 홍 의원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이필형 조직본부장이라는 소문이 돌며 이번 고발 사주 의혹에 홍 의원 캠프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홍 의원은 14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런 지적에 내가 흔들릴 사람도 아니고,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며 “참 그 사람들 다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를 보고 달려 들어야지”라며 “그 사람들 공격수로 따지면 ‘초보 공격수’다. 나를 공격할 그런 깜이 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사주 고발 의혹에 당이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골든크로스는 시기 상조…보수 지지층 저변 확대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상승세에 대해 골든 크로스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보수 야권의 지지층 저변 확대 기여도는 꽤나 높다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 홍 의원의 상승세 같은 현상이 나온 게 없다”면서 “지금 따라잡은 지지율은 역선택 영향이 아니다. 야권 지지율의 합은 늘었는데, 여권 지지율 합은 변동이 없다면 추가 유입이 됐다는 얘기며, 이는 홍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되지 않더라고 절반 이상은 남아 보수쪽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발 사주 의혹은 두 주자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어떤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면 단순해야 하는데, 평론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사안”이라며 “또 금품수수나 투기 관련 문제가 불거져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든지, 국민들의 이익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줘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여야가 그냥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발 사주 의혹을 둘러싼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 신경전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늘 있는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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