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고액 연봉..감사원도 `기가 막혀`

정부 출자지분 평가익은 '내 성과급'
국책은행 직원·기관장 통상 수준 휠씬 웃돌아
`신이 다니고 싶은 직장`소리 나올 만
  • 등록 2006-09-26 오후 4:00:42

    수정 2006-09-26 오후 5:31:50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국책은행은 과연 `신이 내린 직장`인가.

국책은행은 그동안 높은 연봉에 안정적 근무 보장으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왔다. 그러나 25일 감사원의 특별 감사 결과를 보면 실제는 그 이상이었다.

`신도 부러워할 직장`이었다.  

◇ 한전 지분법 평가익도 `내 성과급'으로 꿀꺽

정부는 지난 2001년5월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한국전력 주식을 출자해 줬다.

한전 주식의 29%를 손에 쥔 산업은행은 단순히 지분에서 발생하는 평가익을 가지고, 수중에서 얻어진 돈처럼 직원들의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2003년에서 2004년까지 54억원의 성과급을 과다하게 지급했고,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469억원의 복지기금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출연했다.   

산업은행의 경영성과와는 전혀 무관하고, 실제로 실현되지도 않은 이익인데도 이를 마치 쌈짓돈처럼 써버린 셈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외형적인 경영지표 호전 등을 이유로 편법적인 임금인상과 과도한 성과급 지급, 퇴직직원 `밀어주기` 등의 방만한 경영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 임금인상 때는 노사가 한 몸.

도덕적 해이는 국책은행들의 전체적인 임금상승으로 이어졌다. 1인당 영업이익은 시중은행에 비해 낮지만, 월급은 그 이상을 챙겨갔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국책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1억2587만원으로, 시중은행 1억6160만원의 78% 수준이지만, 받는 임금은 국책은행이 평균 7717만원으로 시중은행 6840만원의 113%나 된다. 이중 수출입은행이 8278만원으로 가장 높고,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8218만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공기업인 13개 정부투자기관의 평균급여 4357만원보다 무려 88.6%가 높은 것이다.

감사원은 인건비에 대해서만큼은 노조와 경영진을 구분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예산잔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거나 노조와의 임금인상 합의안보다 초과 인상해 임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국책은행장 연봉 `억!억!억`

국책은행장 연봉 역시 가장 높다. 경영효율이 높은 시중은행보다도 높다. 특히 단순비교는 없지만, 13개 정부투자기관장의 평균보수인 1억5700만원에 비해서는 4.1배에 이르는 셈이다.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관련 국책기관 기관장의 평균보수는 3억3800만원. 다른 정부투자기관보다 많지만, 3대 국책은행장 연봉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우리은행 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만이 12억6000만원으로 높았다.

감사원은 이같은 연봉 체계에 대해 업계의 수준을 이해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월급 뿐만 아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 역시 최고를 자랑한다.

산업은행 등은 개인연금저축 불입액을 기본급에 편입시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1420억원을 편법 지원했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10개 기관은 임직원들에게 주택전세자금을 무상으로 지원하다가 감사원에 적발되자, 이번에는 기관장 명의로 주택을 빌려 이를 임직원들에게 공짜로 나눴줬다.

◇ 운전기사 평균연봉도 6300만원

중앙은행과 국책은행은 청원경찰 및 운전기사 등에 대해 다른 시중은행과는 달리 아웃소싱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다른 직원과 동일하게 연차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면서 통상적인 수준보다 매우 높았다.

운전기사의 평균임금은 6700만원, 청원경찰 연봉은 평균 6300만원, 최고 9100만원에 이른다. 아웃소싱을 하는 시중은행의 청원경찰과 운전기사 평균임금은 2200만∼3000만원 수준. 

감사원은 이에 대해 정규직 및 비정규직 차원의 문제를 떠나 경영효율성만 높고 보면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라며 외부 위탁시보다 연간 135억원의 인건비를 과다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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