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현대차-기아차-대우차` 등 빅3가 지배하던 국내 자동차시장이 IMF와 구조조정, 시장개방 등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토종업체-외국계업체-수입차업계`의 새로운 3각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대우차와 르노삼성차 등 외국계 국산차업체들이 2005년 이후 대형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대거 출시하며 국내시장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예정이다.
GM대우는 2005년엔 쏘렌토와 렉스톤 등에 대응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3000cc 이상 대형승용차(수입판매)를 출시해 경차부터 대형차, 레저용차량(RV)까지 풀라인업을 구성, 현대·기아차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역시 2005년초 대형차시장을 겨냥한 EX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대·중·소형차의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2010년엔 총 50만대를 생산, 이중 절반인 25만대를 국내시장에서 판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업계는 올해 혼다와 닛산 등 일본 메이커들이 대거 한국시장에 상륙할 예정이며, 이에 힘입어 연평균 20% 안팎의 고성장을 시현해 수년내 연판매 10만대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시장은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자동차(000270)의 `토종브랜드`와 중국기업으로 인수가 추진중인
쌍용차(003620)를 비롯해 GM대우차·르노삼성차 등의 `외국계업체`, 그리고 일본차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업계` 등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장개방화의 물결이 세계적인 추세인데다 삼성차와 대우차가 외국업체에 연이어 인수되면서 외제차와 국산차의 구분도 큰 의미가 없어져 향후 국내 자동차시장은 국내외 메이커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대우` 3각 구도에서 `토종-외국계-수입차` 신3각 체제로 개편
과거 국내에선 현대차 기아차 대우차 현대정공 쌍용차 아시아자동차 등 다수의 업체들이 자동차를 생산했지만 `현대차-기아차-대우차` 등 빅3가 사실상 시장을 지배했다.
지난 97년의 경우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메이커별 점유율은 현대차 42.7%, 대우차 24.2%, 기아차 23.4% 등 현대차가 리드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차-대우차`의 3각 구도가 확연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격변기를 거치면서 대우자동차가 주요 공장별로 국내외 업체에 분할매각되면서 `현대차-기아차-대우차`의 3각 체제가 붕괴됐다.
반면 프랑스 르노그룹에 인수된 삼성차가 2000년 9월 르노삼성차를 출범하고, GM에 인수된 대우차의 군산·창원공장이 2002년 10월 GM대우로 다시 태어나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에선 외국계 국산차업체들이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이처럼 국내업체들이 외국계로 줄줄이 넘어가면서 외제차와 국산차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외제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희석됨에 따라 그동안 규모가 미미했던 수입차업계도 내수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99년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 이후 국내에 진출한 도요타가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수입차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차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있는 가운데 혼다와 닛산 등 일제 메이커들이 올해 대거 한국시장에 상륙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향후 수입차업계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다.
◇수입차, 2010년 연판매 10만대 상회..한일FTA 체결 때 M/S 10%대 위협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으론 수입차 관세율이 현재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2005년엔 3%를 기록해 판매대수가 5만를 넘어서고, 2010년에는 연간 10만대 이상이 팔리며 점유율이 5.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표참조>
국가별로는 독일차가 여전히 선전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일본차가 독일차를 제치고 선두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KIET의 분석은 자동차관세의 `제로(0)`화를 의미하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때문에 `한·일 FTA`의 체결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아주 장기적으로 볼 때 수입차업계의 국내시장 마켓쉐어(M/S)가 일본차를 중심으로 10%대에 진입하는 것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 96년 사상 최대인 164만대를 기록했던 자동차 내수판매가 IM사태 이후 98년 78만대, 지난해 132만대 수준으로 위축된 상황이나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200만대 수준까지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계 국산차나 수입차업계의 국내시장 확대노력이 크게 강화되더라도 지금 당장은 현대차·기아차 등 토종 국산차의 내수판매 규모가 급격히 위축될 우려는 없다. 오히려 경기회복 및 시장확대와 맞물려 이들의 내수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수출물량과 토종업체들의 한정된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현대·기아차가 확대할 내수물량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외국계 국산차 및 수입차의 공세까지 고려하면 현재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안수웅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특정 메이커의 시장점유율은 아무리 높아도 40% 전후"라며 "국내시장 역시 갈수록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면 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40%, 기아차 20~25% 등 전체적으로 60~65%선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