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경탑기자] 뭉칫돈들이 10.29 부동산 대책 이후 흘러나온 뒤 방황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잇따른 강공책으로 매력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일부 자산을 현금화시켜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마땅한 투자처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투자가 힘들어진 가운데 주식시장도 종합지수 800선 안팎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자금은 투신권(MMF)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은행권(MMDA)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투신권의 경우 모처럼 자금 유입 호기를 맞았으나 LG카드 사태와 한투·대투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이슈 부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이 이달들어 판매를 시작한 연말 특별정기예금 상품에 2조원 가량이 신규 유입됐다. 신한과 조흥은행은 당초 이달말까지 판매하려던 1조원 한도 특별판매상품을 발매 1주일만에 판매 완료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주까지의 판매액이 5000여억원에 달해 이번주중 1조원 한도 판매를 조기 종료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11월 이후 은행권 MMDA가 5조3000억원 가량 증가한데 이어 하나은행과 조흥은행이 각각 1조원 이상, 외환 8000억원, 신한 7000억원, 제일 6000억원 이상 수신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시중 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다.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금융권 전문가들은 "당분간 아파트시장에서 피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투자대안으로 상가와 비과세보험상품, 은행권의 주가지수연계상품 등을 추천했다. 다음은 은행과 증권 등 투자상담 전문가들이 권하는 투자전략이다.
◇"아파트→상가 옮겨타기"..조흥은행 강남PB센터 조인호 팀장
10.29 대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변경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1가구 3주택 투자자가 그다지 많지 않고 이미 자녀 이름으로 분산투자를 해둔 때문이다. 다만 이전과 달리 상가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보유 자금 규모에 따라 50억원대에서부터 20억원까지 상가 투자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상가 건물에 대한 자산가치 상승 기대보다는 임대료 등 안정적인 수입원 확보용이다. 강남권 50억원 건물을 기준으로 연간 임대수익률이 7∼8%다.
채권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금융상품 투자 행태는 여전하다. 최근 금리가 조금씩 오르면서 채권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당분간 오르더라도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수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배당주 관련펀드와 주가가 현지수보다 같거나 높기만 해도 연간 6∼7% 수익률을 제공하는 디지털형 상품을 적극 권하고 있다. 또 지수보다는 경제변수에 연동해 투자하는 시스템 투자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적정한 자산 포트폴리오: ▲부동산 40% ▲주식과 주식관련상품 15% ▲정기예금 포함한 채권형 45%(유동성자산 10% 유지)
◇"비과세 보험상품에도 관심 둬야"..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박정익 센터장
최근 부동산시장이 조정세를 보이면서 은행권 MMDA가 증가하고 있다. 투신권 MMF도 증가할 수 있었지만 LG카드 사태 등으로 자금 유입 호기를 놓치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 추세로 포트폴리오내 채권형 비중을 최소 제로로 낮출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형 비중이 90%대에 달한다. 이중 해외투자펀드 자금이 10∼20%를 차지한다. 환율이 1150원대로 낮아진다면 해외펀드 투자를 확대할 것을 권유하겠지만 현 단계에서는 환 리스크가 우려된다.
은행권 PB고객들보다 투신권 고객은 보다 다이나믹하다. 현 주가지수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자들이 808선에서 50%이상 정리했다. 지난 5일, 지수가 790선을 하회함에 따라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자금이 재유입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부터 보험상품의 비과세혜택 부여기간이 현재 7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보유자산이 50억원에 이르는 고객의 경우 10억원을 비과세 보험상품(변액/연금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주가지수연동상품이 최적"..기업은행 PB사업부 최영운 차장
금리가 최근 상승 반전하면서 투자자들이 단기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타은행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마감된 대한민국주가연계지수펀드(KELF)가 180억원 판매되는데 그쳤다. 이를 이용해 국내 1, 2위 은행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원금이 보존되는 주가연계금융 신상품을 출시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KB리더스정기예금`과 `옵션부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고, 기업은행도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한정적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현 단계에서는 이같은 지수연계상품이 가장 좋은 투자 대안이라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