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정한영 한국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 3분기중 경기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나 올 상반기까지 회복속도는 미미할 것"이라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3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팀장은 22일 edaily와 하나투자은행그룹이 공동으로 주최한 `전망2002 채권시장 컨퍼런스`에서 "2002년도 거시경제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팀장은 "올해중 경기회복이 이뤄지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정책기조가 경기중립으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GDP성장률은 내수확대와 수출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상반기 3.9%, 하반기 5.3%로 연평균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팀장은 최근 민간소비 증가율이 실질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웃돌아 경기급락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이같은 이례적인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안정적인 경제정책 수행에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저금리기조, 통화와 재정의 확대정책이 지속될 경우 수출의 본격적 회복이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에 총수요압력을 높여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경제정책방향이 선심성 정치논리에 좌우될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올해 물가상승압력 등은 크지 않으나 그동안 내수확대의 부작용이 부각될 수 있는 내년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가계대출 확대를 위한 금융권의 과도한 경쟁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크게 증가시키고 개인의 신용위험 급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신용카드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신용불량자수도 급증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신용카드 고객 확보와 여신확대 경쟁은 연체율과 신용불량자 급증으로 이어져 금융시스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저금리기조가 지속될 경우 가계 금융부채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아파트 등 부동산가격의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부채규모는 자산가격 급락이나 금리상승 등 외부충격이 발생할 경우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과 관련, 정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서울 강남의 특정지역을 중심으로한 부동산 매매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의 급등으로 이어질 위험은 낮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줌으로써 장기적인 물가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 투기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실시 등의 조치 이후 일시적으로 매매가가 안정되기도 했으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주변의 강남지역 및 강북, 그리고 분당 일원으로 확대되는 등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팀장은 미국 경제 회복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경제는 침체가 지속될 경우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가 약해져 우리나라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연구원은 엔저 가속화로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 동반약세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올해 우리나라 GDP성장률은 내수확대와 수출의 완만한 회복에 힘입어 상반기 3.9%, 하반기 5.3%로 연평균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팀장은 올해 시장금리는 미약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상승폭이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단기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는 6월 이후 2∼3차례에 걸쳐 100∼150bp 정도 인상되며 올해말 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상반기 7.2%, 하반기 7.5%를 기록해 연간 7.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4일 한은 주최 통화금융연구회 정례토론회에서의 전망치 상반기 7.1%, 하반기 7.4%에 비해 각각 0.1%포인트씩 높아진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