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2대 주주 화인부동산 상장폐지 “소액주주 보호 차원”

소액주주 지분 주당 4홍콩달러에 공개매수
헝다 지분 투자로 1.5조원 손실…주가 전년比 30%↓
찬 CEO “소액주주에게 현금화 기회"
  • 등록 2021-10-07 오전 10:55:44

    수정 2021-10-07 오전 10:55:44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천문학적 부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한 헝다그룹의 2대 주주였던 화인부동산(차이니즈 에스테이트 홀딩스)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최근 헝다그룹 투자 후폭풍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수 지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솔라 브라이트’가 화인부동산 소유주인 조셉 라우 지분 및 소수 투자자 지분 전체를 19억1000만홍콩달러(약 2935억원)에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솔라 브라이트는 화인부동산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조셉 라우의 부인인 찬 호이완의 소유 회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솔라 브라이트는 소액주주의 지분을 1주당 4홍콩달러에 사들일 예정이다. 화인부동산은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된 상태로, 조셉 라우와 그 가족들이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개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솔라 브라이트는 소액주주 지분 매수를 완료한 뒤 화인부동산을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화인부동산은 지난 8월 30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헝다그룹 주식 1억890만주를 총 2억4650만홍콩달러(약 375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현재 화인부동산은 나머지 지분 7억5110만주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화인부동산이 모든 지분을 청산할 경우 회사는 약 104억홍콩달러(약 1조5903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인부동산은 자사가 대주주로 있던 헝다그룹이 디폴트 위기를 맞은 데다 헝다그룹 여파로 중국 부동산 시장 자체가 침체하면서 전년보다 주가가 28.57% 빠졌다. 지난 29일 화인부동산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33% 폭등한 2.90홍콩달러에 거래된 직후 거래가 정지됐다.

찬 CEO는 “부동산과 금융 시장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어 회사의 주가를 예측할 수 없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이라면서 “회사를 상장폐지하기로 한 결정은 소액 주주들에게 현금을 회수할 기회를 제공하고 모든 위험을 우리가 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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