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부생 논문,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실려

망막 파동 초기 시각 피질 신경망 회로 형성 원리 규명
  • 등록 2020-08-21 오전 10:25:08

    수정 2020-08-21 오전 10:25:0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대학생의 연구논문이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게재되고, 해당 저널의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진우 바이오·뇌공학과 4학년 학생이 백세범 교수의 지도를 받아 두뇌 시각 피질에서 관측되는 주요 신경망 연결 구조 중 하나인 ‘장거리 수평 연결’이 두뇌 발생 초기에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망막 신경망 모델을 이용한 망막 파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자료=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어린 포유류 동물이 눈을 뜨기 전이자 두뇌 발생 초기 상태에 주목해 망막 내 신경세포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발생하는 ‘망막 파동’이 두뇌 시각 피질의 신경세포들을 특정 공간 패턴으로 자극하고, 시각 정보 처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거리 수평 연결’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포유류의 시각 피질에서는 신경세포들이 외부 시각 자극의 특정 요소에만 반응하는 ‘신경 선택성’을 보인다. 비슷한 신경 선택성을 지닌 세포들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도 ‘장거리 수평 연결’이라는 특별한 상호 연결망 회로로 이어져 있다. 이러한 신경망 연결 구조는 포유류의 시각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 회로가 뇌의 발생 초기 단계에서 외부 시각 정보에 의한 자극 없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발생하는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망막 내 신경망 구조를 모델화하고, 망막 파동의 패턴이 시각 피질 내 구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망막의 신경절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망막 파동이 시각 피질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선택적 활동 패턴이 시각 피질 내의 장거리 연결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동물실험에서 관측되는 초기 시각 피질의 신경 활동 패턴도 재현했다.

김진우 학생은 “뇌가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 정보를 처음 경험하기 이전에 어떻게 비지도적으로 학습을 하는지를 실험 데이터에 기반해 이론적 설명을 제공한다”며 “앞으로 데이터 학습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신경망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Journal of Neuroscience)’에 지난 19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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