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등 수도권 11개 지역에서 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75.2%로 1년 새 3.7%포인트 오른 가운데 수도권에선 11개 지역이 8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만해도 경기권 26개 시·군·구 중 80%대 전세가율을 보인 곳은 의왕과 군포시 뿐이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6개 지역으로 늘었다. 지난해 5월 전세가율 66.3%에 그쳤던 경기도 파주시의 경우 현재 80.7%를 기록하는 등 6개 도시의 전세가율이 1년 사이 평균 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도 5개 구의 전세가율이 1월 대비 평균 7.9%포인트 오르며 현재 80%대를 넘어섰다. 서울 성북구가 84.3%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 의왕시와 안양시가 각각 84%, 82.1%로 2, 3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 대명 루첸’ 전용면적 60㎡형 아파트(5층)는 3억 6300만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반면 전세 거래가는 3억 2000만원 (6층)으로, 전세가율이 약 88%에 달했다.
경기권에서는 90%가 넘는 전세가율을 보이는 단지들도 수두룩하다. 지난 4월 ‘군포 대야미 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 85㎡짜리 일부 가구의 매매가는 3억 2400만원, 전셋값은 3억 1000만원이었다. 1400만원만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상황으로, 전세가율이 무려 96% 수준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서울과 맞닿은 경기 북부와 서남부 지역의 전세가율이 올해 상반기 들어 치솟았다”며 “서울에 비해 집값이 저렴한 반면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돼 서울 도심으로의 이동이 편리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