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라인 총책' 김양건은 누구?

  • 등록 2015-12-30 오전 10:26:37

    수정 2015-12-30 오전 10:26:3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이 29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밝힌 김양건(73·사진)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북한의 대남정책과 사업을 총괄한 북한 정권의 고위급 실세다.

김 비서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 이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2대에 걸쳐 대남 정책을 맡으며 북한 수뇌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건강이 악화한 이후에는 국제비서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 체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외교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김 비서는 북한 정통 외교관으로 노동당 국제부의 말단 관료로 시작해 한번도 좌천되지 않고 출세가도를 달렸다. 1942년 평남 안주에서 출생한 김 비서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지도원, 부과장, 과장, 부부장, 과장의 직책을 맡으면서 외교업무 경험을 쌓았고, 2007년 초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성사시킨 북측 주역으로 꼽히며, 북한의 대(對)중국 라인 역할도 맡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중국 지도부의 방북 일정을 물밑에서 지휘했다. 2009년 8월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 조문을 위한 북측 사절단 일원으로 방한하기도 했다.

김 비서가 김 전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과 함께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실세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외교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능수능란한 화술과 국제사회에서도 통용되는 세련된 매너 등이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의 신임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체제 들어 대남 라인이 잇따라 숙청되는 과정에서도 김 비서의 약진은 계속됐으며, 최근에도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 주요인사 등을 결정하는 핵심기구인 정치국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비서는 지난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말미암은 남북한 긴장 고조 국면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2+2 고위급 접촉에 나서 ‘8·25 합의’를 이끌어 낸 주역이기도 하다.

김양건 비서는 당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피 흘리지 않고’ 중단시킨 공로를 인정 받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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