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의 경우 본관 바깥 외부 천막을 설치해 외래진료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 발표에는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이라고만 표시됐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 명단 옆에 ‘응급실’이라고 장소를 특정해 놓은 것과 차이가 있다.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외에도 규모가 큰 병원인데도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병원은 천안시 단국대의대부속병원, 화성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등이다.
이들 병원은 부속건물 또는 건물의 일부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 또는 경유했는데도 마치 병원 전체가 메르스 영향권에 있는 것처럼 보도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정부에 자료 수정을 요청해봤자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아 언론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해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리스트에 포함된 경기도 군포시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은 군포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은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하고 있다. 소재지가 잘못 발표된 것이다.
경기도 보건 관계자에 따르면, 군포시 출신의 한 환자가 서울시 성동구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을 경유했는데 정부 발표 과정에서 환자 출신지가 경유 병원 소재지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 환자는 성모가정의학과의원을 거쳐 현재 서울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 소재 메르스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은 총 7곳으로 늘어났다. 강남구 삼성서울병원(17명 발생), 송파구 서울아산병원(경유),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경유),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1명 발생), 중구 하나로의원(경유), 윤창옥내과의원(경유)에 이어 성동구 성모가정의학과의원(경유)이 추가된 것이다.
소재지 기재 오류는 이밖에도 더 확인됐다. 정부 발표 명단에는 ‘여의도구’ 여의도성모병원이 포함돼 있으나 ‘영등포구’의 기재 오류로 파악됐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푸른병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평택푸른의원’의 오류였다. 경기도 부천시 ‘메디홀스의원’의 경우 같은 이름의 병원이 두 곳이 있어 어느곳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괴안동’이라고 장소를 특정했다. 최선영내과의원의 소재지는 전북 ‘순창’이라고만 발표됐지만 순창시가 아닌 ‘순창군’으로 확인됐다. 충남 보령시 소재 ‘대천삼육오연합의원’은 ‘삼육오연합의원’으로 수정됐다.
정부는 이데일리가 병원 명단 오류를 지적하자 발표 3시간 만에 수정 자료를 배포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명단공개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신고 들어왔을 때 조치를 해야되는 등의 준비를 갖추고 난 이후에 명단을 공개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2~3일 동안의 준비 작업을 거쳐서 오늘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작은 오류를 미리 파악하지 못해 정부는 다시 한 번 신뢰를 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