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60세 이상 인구 약 절반(45.2%)이 자녀들과 함께 살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던 반면(서울시 조사), 농촌 노인인구는 76%가 자녀와 떨어져 스스로 생활하고 있는 것(농촌진흥청 조사)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손주 육아 등 자녀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도시 부모님들과 농사일을 하며 스스로 생계를 꾸리는 농촌 부모님들은 생활환경이 다른 만큼 더 취약한 질환도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가사 돕는 도시 부모님은 어깨와 팔, 농사짓는 농촌 부모님은 척추와 무릎 먼저!
먼저 노동 환경에 따라 우선 살펴야할 질환이 다르다. 자녀를 대신해 주로 집안일을 하는 도시 부모님의 경우 팔과 어깨 등 살림살이와 밀접한 부위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좋다.
반면 농촌에서 밭일을 하시는 경우 척추와 무릎건강을 먼저 잘 살펴야 한다. 장시간 허리를 구부리거나 쭈그려 앉는 자세를 많이 취하면 허리가 굽기 쉽고 무릎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비교적 빨리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 굽음은 골다공증 등 골 밀도가 약할 경우 더 취약하고, 무릎관절염은 저녁과 잠자기 전 통증이 더 심해져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면 생활 질 자체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오십견, 관절염 등은 60대 이후라면 누구에게나 취약하지만, 생활환경에 맞는 신체 움직임에 따라 증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할 때는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 약물이나 물리치료, 인공관절 수술 등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켜 부모님 삶에 활력을 찾아드리는 것이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근거리 작업 많은 도시 부모님 노안 불편, 햇빛 장시간 쐬는 농촌 부모님 백내장 불편 체크!
반면 하루 종일 농사를 하면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농촌 부모님들은 백내장에 더 취약하다. 자외선을 많이 받을수록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고, 시야가 뿌옇게 보여 외부활동을 할 때 답답하기 때문이다.
노화현상인 노안과 백내장을 예방할 길은 없다. 다만 눈에 좋은 루테인이나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 진행을 늦출 수 있도록 녹황색 채소나 과일을 챙겨드리는 것이 좋다. 농촌에 계신 부모님의 추석 선물이 고민이라면 농도 70~80%의 자외선이 100% 차단되는 선글라스가 방안이 될 수 있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이미 생긴 노안에 백내장이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특수렌즈 노안수술을 활용하면 노안과 백내장 걱정을 함께 덜 수 있다”며 “평소 근거리 작업이 별로 없어 노안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농촌 부모님들은 백내장이 왔을 때 백내장용 단초점렌즈를 사용해 뿌연 시야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