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투신사, 역외 등 달러를 사겠다는 곳은 많은데 외환당국이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자 환율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5.6원 오른 105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기록한 연중 고점을 넘어선 것이며 지난 2005년 10월25일 1055.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일비 0.88엔 하락한 108.99엔에 거래됐으며 엔-원 환율은 100엔당 12.85원 오른 967.8원을 보였다.
◇ 개입 부재..달러 매수 러시
이날 환율은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개장 30분만에 상승반전, 곧바로 1050원선으로 올라섰다.
당국 개입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요인이 워낙 환율 상승을 강하게 지지하자 이에 순응하는 모습이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상승했지만 미국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으로 인한 금융불안은 여전했고 글로벌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전일 당국이 달러 매도개입에 나서 1050원선을 막은 덕에 이에 기댄 달러 매도가 있긴 했지만, 1050원을 넘어섰는데도 당국이 나설 생각을 않자 숏 커버가 이뤄졌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실리기는 했지만 달러를 사는 쪽이 워낙 많아 바로 바로 소화됐다"며 "당국이 1050원선도 용인했다는 판단에 이월 롱도 많은 상태"라고 전했다.
◇ `1100원 간다` 전망도
환율이 1050원을 넘어섰는데도 당국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당국 스탠스가 바뀌었다는 분석은 확신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환율이 장중 전고점인 1057원선은 물론이고 그 이상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단 전고점을 돌파했으니 내일 장중 전고점인 1057원까지 넘어선다면 저항선은 1차 1063원, 2차 1080원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이 개입한다고 해도 외환보유액 소진을 의식해 대규모 개입은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높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일단 당국의 스탠스가 변한 만큼 11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에 베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주요 지표
시장평균환율은 1051.5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거래량은 67억9350만달러로 전일대비 26억달러 가량 줄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전일비 1.13엔 내린 108.74엔에 거래되고 있고 엔-원 환율은 100엔당 15.16원 높은 970.11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