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쿡제도·니우에와 수교…태평양서 中 영향력 견제

미국-태평양 포럼 정상회의 계기로 외교관계 수립
폐쇄됐던 솔로몬제도·통가 주재 대사관도 부활
中,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 맺으며 영향력 과시
  • 등록 2023-09-25 오전 11:24:43

    수정 2023-09-25 오전 11:24:4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남태평양 도서국(섬나라)인 쿡 제도와 니우에와 공식 외교관계를 맺는다.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태평양 14개국 정상회의 기념사진.(사진=AFP)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25일(현지시간) 미국-태평양 포럼 정상회의를 계기로 쿡 제도·니우에와 수교할 것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쿡 제도와 니우에는 인구가 각각 약 8000명, 2000명인 작은 나라다. 두 나라는 뉴질랜드와 연합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선 대개 뉴질랜드가 이들 나라를 대신해 왔다. 미국이 그간 쿡 제도·니우에와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았던 이유다.

AP는 이번 수교 배경을 두고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것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태평양 지역과 미국 간 관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맺고 유사시 이 지역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두고 서방에선 미국 하와이와 호주를 위협할 수 있는 교두보를 중국이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태평양 10개국과의 외교장관 회의를 주재하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이들 나라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미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태평양 포럼 정상회의에서 태평양 지역 14개국에 10년 간 8억 1000만달러(약 1조 8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들어선 과거 폐쇄했던 주(駐) 솔로몬제도·통가 대사관을 다시 열고 내년엔 바누아투에도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미국은 올해 미국-태평양 포럼 정상회의에서도 태평양 국가들과 우호를 다지기 위한 지원 방안과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기후 변화의 실존적 위협에 대응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을 독려하는 등 어려운 글로벌 과제를 해결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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