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고영일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윤홍석·이성영 교수 연구팀이 환자 1천 350명의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아형(subtype)을 식별하는 예측 표지자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결과를 25일 밝혔다.
골수성 백혈병은 국내 백혈병의 약 60%를 꾸준히 차지하는 등 혈액암 중에서 국내 발생률이 가장 높다. 그중 성인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뉘는데, 유형마다 치료반응과 예후가 달라서 환자 최적화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그동안 대다수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연구는 단일 유전자 표적치료를 목표로 하여 개별 유전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내재성 세포사멸 조절 유전자 BCL2, 항세포사멸 유전자 MCL1·BFL1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단일 유전자가 아닌, BCL2 유전자 및 다양한 관련 유전자의 상호작용에 따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생물학적 유형이 결정된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검증을 위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1천 350명의 전사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음수행렬분해 기법을 적용하여 생물학적 데이터에 내재된 패턴을 추출했다. 그 결과, BCL2 관련 유전자들의 패턴에 따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3가지 아형(BCL2, MCL1/BCL2, BFL1/MCL1)으로 분류할 수 있는 BFsigs 표지자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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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BFSigs로 분류된 각 아형들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BCL2 표적치료제에 대한 치료 반응도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각 아형마다 활성화되어있는 유전자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에 착안하여 연구팀은 BFSigs를 기반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에 대한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예측 표지자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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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적으로 연구팀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전자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나노스트링 기술을 활용해 BFSigs 기반 예측 표지자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47명의 유전자 패턴을 나노스트링 기술로 분석한 결과, 실제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도 BFSigs에 기반한 3가지 아형으로 잘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유전체의학과 윤홍석 교수는 “BFSigs 기반 예측 표지자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생물학적 아형을 판별하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다양한 검증을 통해 성공적으로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발전시키면 환자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상의·의사과학자·연구자가 협업한 원내 다학제 연구 네트워크의 성과”라며 “향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에 있어 BCL2 계열의 유전자 활용 전략을 쉽고 효과적으로 수립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전체의학(Genom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