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말보로’로 유명한 담배 제조업체 필립모리스가 약물 흡입기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벡투라 인수 추진에 나섰다. 세계적으로 금연 인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말보로(사진=필립모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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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필립모리스가 벡투라에 인수를 제안하며 몸값으로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벡투라 인수 추진에 나선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이 제시한 금액보다 높다.
벡투라는 전 세계 13개 대형 제약사의 약물용 흡입기 생산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만 1억9100만파운드(약 3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약물 흡입기 등 의료 분야에 관심을 보여온 필립모리스에는 매력적인 매물인 셈이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7월 의료용 껌 제조업체인 덴마크 퍼틴 파마를 인수하기도 했다.
필립모리스는 선진국에서 금연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아이코스’와 같은 가열식 담배 장치 등 신제품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또한 담배 및 니코틴 제품이 아닌 부문에서 2025년까지 연간 10억달러(약 1조145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필립모리스는 일반 궐련 담배 사업은 축소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앞서 야첵 올자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최고경영자(CEO)는 “담배는 2030년부터 판매 금지되는 휘발유 자동차처럼 취급돼야 한다”라며 “전통적 흡연을 멈추기 위해 10년 내에 말보로를 영국 소매점 진열대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