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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떠나는 것일까. 국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8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실물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드 보복에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감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北 리스크…외국인 투자 감소 전환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지난달(8월) 국내 비거주자의 국내 증권투자는 63억3000만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주식과 채권 투자 모두 감소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외국인 투자액이 21억1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1월(25억2000만달러 감소)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채권 등이 포함되는 ‘부채성증권’은 42억2000만달러 줄었다.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첫 감소다. 그 폭도 지난 2010년 12월(71억달러 감소) 이후 최대다. 지난달 북한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투자자금을 일부 회수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도 외국인이 떠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7월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였는데, 지난달에 이를 회수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에 비해 채권 투자자들이 훨씬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며 “8월 중 북한의 ‘미국 본토 불바다’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나오는 등 갈등이 고조되자 외국인이 채권 투자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감소 폭 중 3분의 1 정도는 금융기관이 해외에 발행하는 채권(코리안 페이퍼)이 만기상환된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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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지 적자 지속…사드 보복 여파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는 33만9000명. 지난해 같은 기간(87만7000명)과 비교했을 때 61.2%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한 정책은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 폭은 전월(17억9000만달러 적자) 대비 소폭 줄었다.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가 7월(28만1000만명)보다는 약간 늘면서 여행수입도 증가했다.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약화된 것 같다는 게 한은의 추정이다.
한편 지난달 전체 경상수지는 60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2012년 3월 이후 66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이다.
상품수지(93억1000만달러 흑자)는 반도체 호조에 전년 동월(69억4000만달러)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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