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생에너지로 ‘러시아 의존’ 탈피…국내 업체들 ‘기대’

EU 집행위, 다음 주 ‘신에너지 협약’ 발표 예정
유럽 내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정책 수혜’ 관측
“유럽·미국 재생에너지 정책 국내 기업도 호재”
  • 등록 2022-03-06 오후 5:42:53

    수정 2022-03-06 오후 5:42:53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고자 재생에너지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 유럽 내에서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3월 26일 독일 북동부 도시 루브민에서 촬영한 ‘노르트 스트림-2’ 부설공사 현장의 가스관. (사진=연합뉴스)
6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EU 에너지 위기 대응 초점을 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 등 대(對)러시아 의존도 완화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EU 집행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신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U는 해당 통신문에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신(新)에너지 협약’(new energy compact)을 담고,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확대·행정적 장애 제거·소비자의 시장 참여 활성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지난 28일 열린 회의에서 “최대한 빨리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를 탈출하겠다”고 목소리를 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한 독일은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애초 2050년까지 달성하기로 했던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비중 100% 달성 시점을 2035년까지 15년 앞당기기로 했다.

유럽이 이처럼 재생에너지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럽 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벌이는 국내 기업들의 수주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매출액을 기준으로 유럽 비중이 50%가 넘는 씨에스윈드(112610)는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수혜를 볼 기업으로 꼽힌다. 씨에스윈드는 전 세계 육·해상 풍력 프로젝트용 풍력타워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포르투갈 풍력타워·해상타워 하부구조물 생산기업 ASM사를 인수해 라인 증설을 하고 있으며, 최근엔 터키 공장의 대규모 증설을 완료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상대인 중국 업체들이 반덤핑 판정을 받은 상태여서 유럽 시장 확대는 씨에스윈드에게 혜택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아윈드에서 생산하게 될 모노파일이 납품되는 혼시(Hornsea) 프로젝트 구역 전경. (사진=세아제강지주)
세아제강지주(003030)의 영국 생산법인인 세아윈드도 영국 현지에 해상 풍력 하부구조물(모노파일)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공장은 연산 24만t 규모로, 해당 공장에선 초대형 사이즈 모노파일을 제작할 수 있다. 단일공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세아윈드는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시장 1위 기업 덴마크 오스테드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영국 북해의 혼시 프로젝트 중 마지막 구역인 혼시(Hornsea) 3에 납품될 모노파일을 수주했다. 세아윈드는 해당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영국과 유럽 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태양광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한화큐셀) 역시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을 노린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RES에너지 인수 등을 통해 유럽 내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권을 확보하며 유럽에서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9월엔 독일 태양광 모듈 제조사와 태양광 셀 특허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을 위한 정책을 펴기 시작한 만큼 관련 시장 확대가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더해 미국의 친환경·기후변화 분야의 부양책이 담긴 BBB(Build Back Better·더 나은 재건) 법안도 통과되면 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기업엔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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