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韓 경제…한경연 "내년 성장률 2%대 회귀"

경제동향 및 전망 보고서…2022년 2.9% 예측
오미크론 확산…경제여건 부실+정책여력 감소
올해 성장률도 3.9% 제시…정부 예측과 괴리
  • 등록 2021-12-22 오전 11:00:00

    수정 2021-12-22 오전 11:00:00

표=한경연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3%대로 잡은 가운데 경제계에선 2%대 성장으로 회귀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내놓은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1년 4/4분기’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 전년도인 2018년 수준(2.9%)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이에 따른 기저효과 소멸,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성장세마저 약화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수습 여부가 내년 상반기 성장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간 누증돼 온 경제여건 부실화와 정책적 지원 여력 감소의 영향으로 3% 수준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3.1%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올해 성장을 견인해 왔던 실질수출은 올해 높았던 실적에 대한 역(逆) 기저효과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따라 2022년 2.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만약 고강도 방역조치 재시행에 따른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 증가세가 더욱 약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경상수지의 경우 수입이 수출 증가 폭을 넘어 빠르게 늘고 서비스수지 개선세가 약화하면서 772억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3.1%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한때 경기회복·정부 부양노력 등에 힘입어 일시적 반등을 보였으나 오미크론 확산 이후 재위축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자영업자 소득 감소 등 직접적 영향뿐 아니라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상환부담, 전·월세 폭등으로 인한 집세 인상 등 구조적 원인 역시 민간소비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공격적 투자와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확대가 동시에 이뤄지며 2.7%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 의지로 부진을 지속해 온 건설투자는 공공재개발·3기 신도시 등 정부 주도의 건물건설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SOC 투자확대에 따른 토목실적 개선에 힘입어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 2.5% 성장으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집세 등 거주비 상승세 지속에도,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년 상반기 중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게 됨에 따라 1.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성장률 전망은 3.9%로 제시했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내수 회복세 역시 하반기를 지나며 약화하고 있는 데 따른 추정이다. 그간 정부는 수출·내수 회복세를 근거로 4%대 성장을 자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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