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단백질 센서 플랫폼 개발···"질병 진단도 쉽게"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팀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할 방법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질병진단에 필요한 고감도 단백질 센서를 쉽게 제작할 기반을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오병하 생명과학과 교수가 미국 워싱턴주립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고감도의 단백질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단백질 센서들은 질병 진단, 치료 경과 추적, 병원 미생물 감지 등에 널리 쓰인다. 현재 상용되는 단백질 센서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이거나 이를 약간 변형한 형태이고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개발된 단백질 센서 시스템의 작동 기작 모식도. 표적 단백질이 설계된 결합 부위에 붙게 되면 빛을 발생한다. 결합 부위만 바꾸면 다른 표적 단백질을 감지할 수 있다.(자료=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단백질에 의존하지 않고 계산적 단백질 디자인 방법으로 인공적인 골격 단백질을 만들었다. 이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심해 새우가 만드는 발광 단백질과 재조합해 단백질을 감지하는 기능을 부여했다.

두 요소 단백질 시스템은 자체 발광하지 않다가 감지하려는 표적 단백질이 존재하면 이와 결합해 발광하도록 설계됐다.

발광 정도는 표적 단백질의 농도에 비례해 빛을 발생하기 때문에 발광의 세기를 측정해 표적 단백질의 존재와 농도를 감지할 수 있다. 발생하는 빛은 시료의 전처리 없이도 감지할 수 있고, 발광 반응은 즉각적이며 1시간 안에 종료되기 때문에 기존 발색 반응 측정보다 쉽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이 창출한 단백질 시스템은 레고 블록처럼 사용돼 다양한 단백질 센서 제작에 쉽게 쓸 수 있다. 발표한 논문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 센서 등 8개의 고감도 단백질 센서를 제작해 이 단백질 센서 플랫폼의 응용성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달 27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