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토막살인’ 사건 현장 다녀온 백기종 “리벤지·공범 가능성”

  • 등록 2018-08-21 오전 10:14:26

    수정 2018-08-21 오전 10:14:26

19일 오전 9시 40분께 과천시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주변 수풀에서 토막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시신이 발견된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이 서울대공원 토막살인의 공범 가능성을 언급했다.

백 전 강력팀장은 21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20일에 사건 현장을 다녀왔는데, 시신이 발견된 곳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산책로도 있고 많은 사들과 차량이 왕래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야에 차량을 도로변에 주정차하고서 수풀 쪽으로 (시체를) 던져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보통 살해하고 나서 시신을 분리훼손 했다면 완전범죄를 위해 사후에 처리를 굉장히 엄중하게 한다. 그런데 시신 처리가 너무 허술해 상당히 미스터리하다”고 밝혔다.

공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시했다. 백 전 강력팀장은 “많은 수사 경험상 주범이 본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사후적 공범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허술한 사후처리 때문에 사후적 공범 가능성을 생각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분리훼손 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유기를 부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우발적 살인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백 전 강력팀장은 “(피해자가) 옷을 입은 상태에서 살해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계획적인 살인을 하면서 굉장히 급하게 진행된 범죄가 아니었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벤지’라고 하는 계획적인 살인에 이은 응징, 그 사람에 대한 원한이나 혹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가 존재했다고 본다.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계획적인 살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살해 원인으로 세 가지 가능성을 거론했다. “사후에 시신을 분리훼손 하면 반드시 깊은 원인이 있다”면서 “원한이나 개인적인 감정, 채권채무, 아니면 애정관계에 의한 그런 살인사건이 아닌가”라고 추정했다.

한편 지난 19일 오전 9시 40분께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옆 수풀에서 머리와 몸통, 다리가 분리된 시신이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과천경찰서의 신원 확인 결과 시신은 경기도에 살던 안모(51) 씨로 밝혀졌다. 20일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을 훼손한 도구는 불상의 공구”라며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인은 단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혔다.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중요한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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