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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트론, 스트라티스, 엣지리스, 라이즈 가즈아~!!!”
저는 요즘 하루에도 몇번씩 제가 산 가상화폐가 오르길 기도하며 “가즈아(가자)”를 외칩니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 지인과 함께 서로 “존버(보유)하자”며 위로를 나눕니다.
무서운 급등락세에 수백만원 손절도 ‘다반사’
가상화폐 초기에 저는 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코인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2500만원 가까이 갔던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으면서 1900만원대에 안착하면서 변동성이 줄어들자 점차 ‘잡코인’으로 불리는 알트코인에 관심이 더 커져갔습니다. 주식에서도 동전주가 더 급등락이 심하듯이 잡코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애증의 이름은 ‘라이즈’입니다. 지난 5일, 점심 먹으러 가기 직전에 찾아본 라이즈는 사자마자 그 이름 그대로 쭉쭉 오르더군요. 소액을 담궜다가 몇분만에 수익금이 수십만원씩 불어나는 것을 본 저는 또다시 눈이 뒤집혔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저번 비트코인캐시와 같은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급등하는 중간에 몰빵을 한 것입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한달 월급 이상의 손절을 하는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이후 저는 다시 조심스럽게 투자를 시작해 손절을 메꿀 수 있었습니다.
흔히 전문가들이 가상화폐 열풍이 부는 이유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노동시장도 불안한 가운데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됐다고 분석합니다. 이를 저에게 대입해보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는 기자일을 좋아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불안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많은 돈은 아니지만 수익을 낸 김에 작은 오피스텔을 사려고 알아보았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다보니 회사 근처를 알아봤는데 매달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를 계산해보니 한숨만 나오더군요. 제 작은 종잣돈을 굴려서 번 돈으로는 어림도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돈 벌었으니 다행이다. 빨리 빼라”
그런데 요즘 행복한 저와 달리 저희 부장은 걱정이 많습니다. 기사도 기사지만 제 걱정 때문입니다. 부장은 제가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제 회식 자리에서 제가 비트코인 수익금으로 가방을 샀다고 자랑했지만 그다지 좋은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부장은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투자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돈 벌었으니 다행이다. 빨리 빼라”고 조언했습니다.
저의 무용담에 관심을 보이던 막내 기자 한 명도 그 자리에서 업비트에 가입했지만 제 이야기를 더 듣더니 “이건 제가 할 게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제 옆자리에서 일하는 선배는 저희 부모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옆에서 보기에 제가 그정도로 조마조마해 보이나 봅니다.
주변의 반응이 이렇다 보니, 저도 때때로 같이 불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부디, 코인 투자 끝에서도 제가 웃고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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