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정책 대안찾기]①통신산업 퇴보..`스마트는 없었다`

방통위 등장부터 IT산업경쟁력 하락..2007년 3위서 2011년 19위
통신산업 미래 예측하고 세계시장 살필 정책 전문가 필요
  • 등록 2012-01-31 오후 2:35:08

    수정 2012-01-31 오후 2:35:08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사퇴를 계기로 정보통신산업(ICT)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통위 출범 4년동안 통신, 방송, 소프트웨어(SW), 인터넷 등 ICT 산업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진단하고 ‘IT강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점검해 본다. [편집자]      통신업계 종사자들은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2009년 11월을 통신산업의 분수령으로 본다. 아이폰 출시 후 2년간의 변화가 출시 전 20년의 변화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동안 폐쇄적인 무선인터넷 정책을 펼쳤던 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 사용 확대를 위한 요금제와 인프라를 마련하느라 숨 돌릴 틈이 없었다. 그러나 통신사가 미처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기도 전에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는 문자메시지(SNS) 수익을 잠식하고 모바일인터넷전화는 전통적인 음성통화수익을 줄였다.    이로 인해 꾸준히 성장 가도를 달려온 통신산업 매출은 2010년부터 마이너스 성장국면에 돌입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서비스 매출은 43조7475억원으로 전년대비 1% 감소했고, 올해 역시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통신업계를 놀라게 한 아이폰은 2007년 7월부터 ‘3GS’ 모델로 세상을 뒤흔들었다.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기 1년 6개월 전부터 세계 통신시장은 이미 스마트폰 시대였던 것. 그럼에도 국내 통신업체들은 마치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듯한 혼란을 겪었다.    이는 세계시장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비하지 못한 정책부재 탓이 크다. 방통위는 아이폰 도입을 막는 것으로 국내 통신시장을 보호하고자 했고 통신업계는 방통위가 아이폰 도입을 허가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으로 스마트폰 시대 준비를 소홀히 했다.     그동안 구 정보통신부의 IT 진흥정책에 따라 세계시장을 함께 살피며 성장해 온 통신산업이 정통부 폐지와 방통위 등장으로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IT산업 경쟁력 하락으로 나타났다. 국내 통신산업이 IT산업을 이끄는 가장 큰 축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영국의 경제주간지 EIU가 발표한 IT산업 경쟁력 순위에서 세계 3위까지 올랐던 한국은 방통위가 등장한 2008년 8위로, 다시 2011년에는 19위까지 추락했다.   통신업계는 방통위가 지난 4년 동안 미래를 위한 진흥정책을 제대로 제시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 시대와 무선콘텐츠 증가 등 세계적인 이슈를 뒤로하고 방통위는 지난 4년 동안 ‘요금인하’라는 단 하나의 정책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방통위의 강제적인 통신요금 인하는 결국 통신사와 소비자의 피해만을 남겼을 뿐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기본료 1000원을 인하한 통신사들은 수익이 뚝 떨어졌으며 통신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이면서 소비자들도 득보다 실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는 지난 4년간 후퇴한 통신산업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늦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적인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게 필수다. 무선인터넷 사용의 폭증에 대비해 주파수를 확보해야 하고, 롱텀에볼루션(LTE) 시대를 맞아 해외진출 전략도 세워야 한다. 모두 방통위가 할 일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방통위에는 통신관련 정책이나 전략을 논의할 인물이 없었다”며 “핵심 직책뿐 아니라 실무진에도 통신전문가들이 많이 포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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