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나라도 위기를 어느정도 벗어나고 우리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좀 더 선다면 중립금리로 가는 것이 맞지만, 이는 대내외 경제환경을 보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금리여건상 기준금리의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립금리란 물가상승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정한 정책금리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의 중립금리가 연 4.25∼4.5%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기준금리 연 2.25%는 매우 완화적인 수준으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가와 관련해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올라 물가안정목표치(3.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수요측면의 상승압력이 계속돼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3%의 목표는 우리가 넘지 않아야할 선"이라며 "물가에 대한 한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급격한 가격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도한 집값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소득 대비 현재의 주택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만,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 형성돼 이같은 심리가 주택시장으로 반영되고, 그 결과 급격한 가격변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한다"며 "점진적 변화로 시장에 교란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밖에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회복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미국 등 주요국 경기회복세 둔화 등으로 향후 불확실성이 증대됐지만 더블딥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이번 금리동결의 배경을 더블딥 우려 때문이라고 보는 건 적절치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발생 이후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2.00%까지 낮춘 뒤 16개월동안 동결하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이번에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2.25%에 묶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