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관계자들은 공개매수가 안그래도 유리한 입지라는 신한금융(055550)지주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 LG카드 노조는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LG카드 공개매수 `유력`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금융감독위원회에 LG카드(032710)가 구조조정 기업에 해당돼 공개매수 예외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유권해석을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금감위 고위관계자가 `예외적용키 어렵다`고 밝혔다. 결론은 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인 만큼 유권해석 요청은 처음부터 요식행위였다.
산업은행은 오늘(20일) 채권단 실무자들을 모아 향후 매각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김종배 부총재는 "산업은행은 인수자가 공개매수를 하게 하는 방안과 채권단 숫자를 10개 미만으로 줄여 공개매수에 해당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두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산은의 마음은 이미 공개매수로 기운 눈치다. 산은은 채권단 숫자를 줄이는 방안은 소액채권단으로부터 합의를 얻기 어려울 것 같다며 공개매수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금력 좋은 신한지주에 득된다?
공개매수로 방향이 결정될 경우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채권단 지분 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지분까지 추가로 매수하므로 전체 인수 물량이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개매수는 결국 자금력에 있어 절대 우위에 있는 신한금융지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외에 쟁쟁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농협은 자금 조달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인수해야 하는 물량이 많아질 경우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최근 굳이 공개매수를 하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대안이 있으며, 공개매수는 외국계 펀드의 배만 불려줄 뿐이라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모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임을 자처하는 한 인사는 “산업은행이 공개매수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은데 꼭 그 방법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이닉스(000660)의 경우처럼 채권단 숫자를 줄여도 되고, LG카드가 이미 정상화됐으므로 채권단협의회를 해산하고 주주들이 개별적으로 블록세일 등의 방법으로 파는 방법 등 다른 방법도 많다는 것.
이 인사는 공개매수시 소액주주들이 `무임승차`해 높은 가격으로 LG카드 지분을 처분할 수 있게 되며, "특히 이 소액주주의 대부분이 외국계 펀드이기 때문에 국부유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공개매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채권단외 LG카드의 지분을 대량 보유자는 3월말 현재 5.2%를 보유한 템플턴펀드다. 일각에서는 공개매수 문제를 처음 끄집어낸 곳이 템플턴펀드라는 루머도 돌고 있다. 인수후보중 한곳이었던 바클레이즈가 지적했다는 산은의 설명과는 다르다.
이 인사의 지적에는 일면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받아들여질 경우 상대적으로 농협에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줄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주장을 펴는 인사가 "자신은 ABN암로 소속"이라고 밝혔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ABN암로는 농협 자문사를 맡고 있다.
어쨌든 주장의 진위와는 별개로 LG카드 인수전에서도 갖가지 루머와 폭로가 양산되기 시작, 최근 대우건설과 같이 혼탁한 복마전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개매수 시행에도 논란 여지 많아
공개매수는 “oo원의 가격으로 xx기간동안 주식을 사들일테니, 이 가격에 내게 팔 사람은 모두 신청하라”고 공시하는 방식이다. 증권거래법에서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일정한 유가증권을 유가증권 시장 외에서 매수의 청약을 하거나 매도의 청약을 권유하여 유가증권을 매수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일종의 청약제도이기 때문에 최종 매수량이 얼마가 될지 아무도 미리 알 수 없다.
이 경우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택할 때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가격과 인수량을 모두 월등히 높이 써낸 곳이 있다면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A 후보는 `높은 값-적은 수량`을, B후보는 `낮은 값-많은 수량`을 써낸 상황이라면 채권단간에, 그리고 소액주주와 채권단간에 복잡한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채권단 내에서도 값은 조금 덜 받더라도 이참에 지분을 최대한 처분키 원하는 곳이 있을 수 있고, 그 반대 채권금융사도 있을 수 있다. 또 소액주주들과 채권단간에도 이해상충 여지가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살 수 있는데까지, 100%를 다 사버리겠다고 선언하고 나오는 곳이 있다면 모를까 아주 복잡한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다른 매각 딜과는 달리 유력 인수후보가 곧 LG카드의 주인이기도 해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이 겹치는 특별한 상황이라 각자 채권단의 속내도 더더욱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은행은 20일 오후 3시부터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열고 LG카드 매각에 대해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3월말 현재 LG카드 주요주주 현황>
산업은행 22.93%
농협 14.59%
국민은행 10.66 %
우리은행 8.7 %
기업은행5.95 %
하나은행 4.17 %
신한+조흥 은행 3.83+ 3.31 %
시티은행 1.07%
삼성생명 1.57%
대한생명 1.29%
교보생명 1.09%
삼성화재 0.93%
LIG손보 0.79%
동부화재 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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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81.49%
기타 템플턴펀드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