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춘동기자] 하반기 이라크나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실질적인 원유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와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비롯해 민간연구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우리나라 공식 유가전망기구인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16일 오전 11시 회의를 열고 향후 유가전망에 대해 이같이 정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석유공사는 "중동이나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공급불안이 지속되고, 혹한 등 동절기 수요가 급증할 경우 단기적으로 배럴당 37~42달러 수준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공급불안이 지속되면서 산유국에서 실질적인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45~5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공급불안이 조기에 해소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지속되더라도 30~3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정부의 하반기 전망치인 31~32달러 수준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 역시 지난달 22일 7차 회의에서는 하반기 유가를 배럴당 30~35달러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조사팀장은 "최근 유가상승은 OPEC의 생산능력 한계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정정불안에 따른 공급차질 가능성에다 투기자금이 가세하면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라크 문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제하더라도 러시아 유코스나 베네수엘라 사태가 당장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OPEC의 생산능력 역시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밝혀 유가가 단기간에 안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덕규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미국 대선을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등 이라크 사태가 당장 끝날 기미가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석유수급 시장에서 구조적인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향후 중장기적인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오일쇼크 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1, 2차 오일쇼크가 급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오랜기간 지속되는 만성 오일쇼크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유가가 일시적으로 40달러를 넘을 수 있지만 3차 오일쇼크의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고 있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3일 배럴당 38.91달러를 기록해 지난 2차 석유위기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평균 26.79달러에 비해 45%, 연초 28.13달러에 비해서도 38%나 상승한 수준이다.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산자부와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비롯해 민간연구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우리나라 공식 유가전망기구이다. 이번 회의에는 지역·군사전문가들이 처음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