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한이 이라크와 뭐가 다른가"

미 유력지, 부시의 북핵 `인내` 비판
  • 등록 2004-05-24 오후 3:03:14

    수정 2004-05-24 오후 3:03:14

[edaily 안근모기자] 북한이 리비아에 우라늄을 수출한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즉각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고 24일 뉴욕타임즈가 분석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핵 확산을 중단시키려고 이라크에서 전쟁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악의 축`의 다른 한 쪽인 북한이 이같은 행위를 저질러 왔다는 것. 앞서 이 신문은 지난 23일자에서 "북한이 핵물질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 약 2톤을 2001년 초 리비아에 비밀리에 제공했다는 증거가 국제 조사관들에 의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백악관이 14개월전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긴장에 휩싸였던 것과 달리, 아직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별 걱정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북한에 대한 `인내`를 강조해 왔으며, 북한이 최소한 두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지난 18개월간 핵을 더 개발했을 것이라는 정보기관들의 논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대신 북핵 6자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실제 이 회담에서 북핵 저지를 위한 어떠한 성과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비판하면서, 오히려 미국은 한국에서 1개 여단을 이라크로 차출하겠다고까지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23일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같은 문제와 관련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을 폐기해야 한다"는 말 외에는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NYT는 "만약 김정일이 아닌 후세인이 리비아 같은 나라에 핵무기 재료를 수출했을 경우 부시는 어떻게 했겠는가"라는 질문에 한 고위 관리는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면서도 "적지않은 모순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최소한의 석유수출이라도 하던 이라크와 달리 북한은 전투기 훈련을 위한 연료공급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굶주리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경제적 궁핍이 오히려 군사적 위협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최근 몇년동안 파키스탄과 이집트,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지에 미사일을 수출해 왔다. 신문은 따라서 북한이 리비아에 우라늄을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을 지 모른다는 사실은 끔찍한 일이라고 우려하면서 "확증은 없지만, 북한이 혹시 이란에도 핵기술을 지원한 것은 아닌지 추적해야 한다"는 한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특히 신문은 "북한이 굳이 핵무기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수출하더라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한 지난해 리차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의 의회증언을 상기하면서, 만약 리비아에 대한 북한의 핵수출이 사실이라면, 부시 대통령이 수시로 언급했던 "가장 위험한 나라가 가장 나쁜 무기를 수출하는 악몽"이 다른 한 쪽의 악의 축에서 일어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이라크에 골몰해 있는 부시 대통령과 부시의 대선패배 이후 보다 나은 협상환경을 노리는 북한 모두 올해에는 핵 문제를 다루고 싶어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그러나 향후 북미 양국이 새로운 테이블에 앉을때 쯤에는 북한이 스스로 사용할 핵과 수출할 핵을 모두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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