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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약품(04310)이 수입을 추진중인 사후 피임약 "노레보"정에 대한 공청회가 오는 12일 개최돼 시판여부를 놓고 또다시 관련당사자간 격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현대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판허가를 요청할 당시의 완강하던 반대 분위기는 많이 누그러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시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노레보"정이 공청회를 통과해 시판될 수 있을지 그리고 시판된다면 현대약품에 어느 정도의 매출 효과가 기대되는지 알아본다.
◇"노레보"정 시판은 대세..전문의약품으로 승인날 듯
먼저 "노레보"정 시판은 이미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종교계와 사회 일각의 반대 목소리가 어느 정도 잠잠해졌고 정부 당국의 입장도 시판에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보건사회연구원이 주관하고 식약청이 후원하는 이번 공청회가 산부인과 개원의사 등 이해관계자를 배제하고 열리는 만큼 여론이 발매승인에 힘을 더 실어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희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선진국에서 이미 일반의약품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의 전환이 빨리 이뤄진 것 같다"며 "선진국의 경우 여학생들이 핸드백에 넣고 다닌다는 말도 있고 부작용이 적어 성의식이 문란해진다는 일부의 우려는 우리 현실을 과도하게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세가 기울어졌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국정감사서 사후 피임약 시판승인이 이슈로 제기됐을 때 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도 "허가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정부당국 역시 시판에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또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대학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인터넷 여론조사를 보면 70% 이상이 판매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식인층도 판매에 긍정적이다.
더욱이 지난달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일부 약국과 산부인과에선 이미 불법적으로 사후피임약을 처방, 조제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판을 막을 경우 오히려 또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마저 있어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 9월3~7일 서울지역 산부인과 50곳을 대상으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전체의 92%인 46개 산부인과에서 처방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또 "사후 피임을 위해 일반피임약을 다량으로 복용하는 사례도 많으며 한해에 150만건의 낙태행위가 벌어지고 있고 기혼여성의 39%가 낙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해 사후피임약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의사집단의 반대가 예상되므로 일반의약품보다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하태기 SK증권 차장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야 할 것 같지만 의사들의 반대가 있는 이상 전문의약품으로 시판승인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희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의약분업 사태를 통해 확인된 것처럼 의사들의 힘이 워낙 막강한 만큼 타협안 형식으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시판허가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시중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하는 만큼 구입이 다소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
그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발기부전치료제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의사들의 처방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레보"정의 매출 기여도는
현대약품측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든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든 시판될 경우 최소 100억원의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레보"정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면 구입 불편, 소극적 마케팅으로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시판승인을 받은 이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 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매출 기여도에 대해 지나치게 주목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황상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면 보수적으로 접근했을 때 처음 예상됐던 50억~100억원 매출은 힘들 것 같다"며 "하지만 일단 허가가 나기만 한다면 해외동향 등을 봤을 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고,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구피임약 사용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10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진균 대우증권 과장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될 경우와 비교했을 때 2배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정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향후 2003년까지 2년간 80억~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희성 애널리스트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미리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고 현대약품이 고혈압치료제 등 병원쪽의 영업력이 강해 100억원 매출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