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텔 네트웍스, 델컴퓨터, 휴렛패커드의 실적악화 경고에 이어 1월중 생산자물가지수가 10년래 최고로 상승했다는 소식이 뉴욕증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틀간 랠리로 추가 상승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던 증시는 그러나 실적악화와 인플레 우려라는 양대 악재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16일 오전 9시 34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어제보다 118.88포인트, 4.66% 하락한 2434.03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다우존스지수도 10827.86포인트로 어제보다 0.58%, 63.06포인트 하락중이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26% 하락한 상태다.
반도체주와 네트워킹주들의 주도로 이틀 연속 랠리를 보이면서 그 지속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던 뉴욕증시는 그러나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오늘 개장초부터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 네트워킹, 제약주들이 폭락장세를 이끌고 있다.
어제 장마감후 실적전망을 발표한 노텔 네트웍스, 델컴퓨터, 휴렛패커드가 일단 폭락장세의 기폭제가 됐고 오늘 아침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가 추가로 상승작용을 불러 일으켰다.
1월중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1.1% 상승, 10년래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오늘 아침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코어지수 역시 0.7%로 전월의 0.3%보다 크게 높아져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를 크게 넘어섰다. 아무래도 화폐가치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연준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내용일 수 밖에 없다.
소비자신뢰도를 어느정도 반영하는 신규주택건설이 예상밖으로 호조를 보인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린스펀 의장이 예의주시하는 부문이 소비자신뢰도와 생산성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컴퓨터 및 네트워킹주들의 실적관련 악재가 생산자물가지수 발표에 따른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한 불안감과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텔레콤 장비업체인 노텔 네트웍스는 어제 장마감후 이번 분기에 손실이 예상되며 올해 한해동안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존 인력중 1만명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텔은 개장초부터 주가가 20% 이상 폭락중이다.
델컴퓨터도 어제 장마감후 2월2일로 끝나는 4/4회계분기 주당순익이 18센트로 퍼스트콜의 19센트에 못미쳤고 1/4회계분기에도 퍼스트콜의 19센트에 못미치는 17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렛패커드 역시 올 10월말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매출성장률이 당초 예상인 30%의 절반에 불과한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IBM, 컴팩, 애플컴퓨터 등 PC업종 전체가 동반하락하고 있다.
제약주들 역시 큰 폭으로 하락중이다. 어제 장마감후 제약업체인 쉐링-플로우가 실적악화 경고를 한 영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