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33개 시민단체가 ‘경로이탈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을 출범하고, 막말과 직무유기 논란이 불거진 이충상·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 공동행동이 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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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은 8일 ‘세계인권선언 75주년 2023년 인권의날’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출범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공식회의 석상에서 이충상·김용원 상임위원이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비하와 차별,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거나 인권위 조사관들을 모욕했다”며 “인권위의 운영원칙을 거스르며 독단적인 결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파행 운영 때문에 인권 옹호와 증진이란 인권위 고유의 역할이 수행되지 못하고,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인권위에 진정하기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이충상, 김용원 상임위원은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 대법원이 후보 추천 단계에서부터 투명하고 독립적인 위원 인선 절차를 마련해 인권위원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각 위원들은 위원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가 4명(상임위원 2인 포함), 대통령이 4명(상임위원 1명 포함), 대법원장이 3명을 지명한다.
한편 이충상 상임위원은 지난 5월 군 신병 훈련소 인권상황 개선을 권고하는 인권위의 결정문 초안에 성 소수자 혐오로 읽힐 수 있는 문구를 써 비판을 받았다. 이 상임위원은 ‘해병대 훈련병에게 짧은 머리를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임을 인권위가 인식시켜야 한다’는 견해에 반발하며 ‘남성 동성애자가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는 경우 인권침해를 당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고 이를 인권위가 인식시켜야 하는가’라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작성했다. 해당 문구는 인권위원들의 반대로 삭제됐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지난달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당했다. 김 상임위원이 소위원장을 맡은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지난 8월 정의기억연대의 정기 수요시위 현장에서 욕설과 혐오발언 등 인권침해를 제지해달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의 진정을 기각했다. 하지만 인권위 사무처는 9월 ‘인권위법상 소위 회의는 위원 3명 이상의 출석과 3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이 결정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자료를 냈고, 김 상임위원은 해명자료 작성을 담당한 침해조사국장 등에 대한 인사조처를 요구하며 소위를 약 4달간 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