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루브산염 키나아제(Pyruvate kinase) M2’는 우리 몸에서 당을 분해하는 마지막 단계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로, 이량체와 사량체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 중 이량체로 존재하는 효소를 ‘종양 M2-PK’라고 부르는데, 이는 종양세포 내에서 여러 종양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며 정상세포와는 에너지 대사가 상이하게 일어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종양 M2-PK’는 주로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종양의 혈액 내에서 그 수치가 증가해 있으며, 종양을 진단하는 것뿐 아니라 치료의 성공 여부와 예후를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종양세포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에너지 대사의 변화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염증이 발생한 활막에서도 활발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기존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혈액에서도 ‘종양 M2-PK’가 증가되어 있으며, 질병의 활성도와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용인세브란스병원 안성수 교수팀은 ‘종양 M2-PK’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혈액 내에도 증가되어 있는지, 그리고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과도 연관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151명 및 퇴행성 관절염 환자 37명과 정상 대조군 37명 등 총 225명의 혈장에서 효소결합면역흡착검사(ELISA)를 이용하여 ‘종양 M2-PK’ 수치를 측정했다. 얻어진 수치들은 질병의 활성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DAS(Disease Activity Score)28-ESR’ 및 ‘DAS28-CRP’ 결과와 비교해 그 상관도를 조사했다. 또, ‘종양 M2-PK’ 검사와 ‘ESR’, ‘CRP’ 두 종류의 혈액 검사를 함께 활용했을 때 류마티스 관절염의 활성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감별해낼 수 있는지 파악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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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 결과는 ‘종양 M2-PK’ 검사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질병 활성도를 파악하고 진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사임을 나타낸다. 특히, 그간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는데 임상적으로 유용한 혈액 검사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미를 갖는다.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는 “염증이 증가되어 있는 면역세포에서도 종양세포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에너지 대사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최근 면역 대사 분야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다”라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종양 M2-PK’ 검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