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자연재해마저 선거에 이용”…민주당 "보수당 조작"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국민의힘이 6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일어난 산불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연재해마저 선거에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보수당 유저의 조작 글을 검증하지도 않나”고 받아쳤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6일 논평에서 민주당을 향해 “자연재해마저 선거에 이용한다”고 비판했다.(사진=연합뉴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5일 온라인 상 민주당 게시판에 ‘경북쪽에 산불 더 날 가능성이 있음?’이라며 산불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기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다른 작성자도 ‘강원도는 어차피 대부분 묻지마 2번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산불 더 나면 이득’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불 피해 지역이 보수세가 강해 화재가 계속되면 9일 본투표율이 낮아져 여권에 유리하다고 본 주장이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후원금 유용 의혹 등으로 기소돼 민주당에서 출당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올린 글도 문제삼았다.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 내 안에 쑤욱~ 들어온 진리.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한다”는 문구를 올려 산불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윤 의원은 게시글을 삭제하고 “이 글은 어제 오전 울진 화재사건이 있기 전에 올린 글”이라며 해명했다. 윤 의원은 “태양광 건설로 멸종위기종이 위협받고 있으니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 달라는 민원을 받던 중,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을 함에도 그것을 생각 못하고 산다’는 메시지를 주셔서 의미있다 여겨 기록으로 남겼다”며 “선거와 전혀 관련없었던 메시지”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강원도 삼척 원덕복지회관 제1대피소를 찾아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이 대변인은 “윤 후보가 유세를 마치자마자 울진 이재민 보호소에 긴급방문한 시간, 여성 커뮤니티에 한가롭게 인사말이나 올리고 있었다”며 공세를 폈다.

이 대변인은 “여론이 안좋아지자 새벽 4시에 울진 보호소에 방문해 지쳐 잠들어 있는 이재민들을 오히려 깨우는 어처구니없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며 “고작 새벽 무렵에 여론에 떠밀려 현장을 한 번 다녀온 게 전부인데, 유세현장을 돌며 오히려 홍보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재의 아픔마저도 선거득실로 이용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다시 한 번 확고해진다. 정권교체만이 답”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온라인 커뮤니티 민주당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면서 “이번에 울진쪽 산불 났던데 완전 굿짐(국민의힘) 몰표를 주는 곳이라서 선거일 전까지만 피해는 없게 산불 좀 더 나면 좋겠다. 그럼 조금이라도 투표율 떨어질 듯”는 글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슨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발상 같아서 참 무섭고 섬뜩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적힌 신원 미상의 글을 문제삼아 민주당을 맹비난했다”며 “해당 글은 보수성향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새로운 보수당 갤러리 유저의 조작 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갤러리에 한 유저가 ‘김기현 원내대표와 뉴스가 내가 쓴 글을 물었다’라며 민주당 지지자들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차단된 캡쳐 화면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박 대변인은 “조작 가능성이 있는 개인의 불분명한 글을 검증하지도 않고 민주당을 비난한 김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선대위는 민주당 당원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을 올려 산불로 피해입은 이재민들에게 상처를 준 당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