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분또이지역의 이탄지 전경.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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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은 이탄지를 복원하고, 산림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국제임업연구센터(CIFOR)와 국제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탄지(泥炭地·peatland)는 식물 잔해가 침수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못하고, 수천년에 걸쳐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이다. 전 세계 식물이 흡수하는 탄소량의 2배 이상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토양보다 탄소저장량이 10배 이상 높아 지구의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열대 이탄지의 47%가 분포하고 있어 보전이 중요하지만 농업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이탄지에서 물을 빼고, 화전을 하는 등의 개간 활동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개간된 이탄지는 화재에 취약하고, 불이 땅 속으로 퍼지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진화가 어려워 매년 건기에는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탄지 개간과 황폐화로 매년 13억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에 해당한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 5년 동안 현지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칼리만탄 지역의 이탄지를 보전·복원하고, 복원된 이탄지를 활용한 주민소득 증진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공동연구의 핵심은 이탄지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환경·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탄지의 보전을 통해 탄소 배출을 막아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나무 사이에 농작물을 키우거나 이탄지 수로에서 민물고기를 양식해 주민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연구책임자인 국제산림연구과 최은호 연구사는 “코로나를 계기로 건강한 산림이 곧 인류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는 산림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며 “누구나 건강한 산림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국립산림과학원은 국제사회와 과학기술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