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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1인당 재난지원금 2000달러 인상안을 신속처리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동의해달라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 법안은 전날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미 하원에서 찬성 275표, 반대 134표로 통과됐다.
슈머 원내대표와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상원 전체회의에서 하원에서 넘어온 인상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인상) 문제는 미 대륙을 가로질러 미 국민을 단합시키고 엄청난 정치적 분열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상원 민주당은 2000달러 지급을 강력 지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한다. 상원 공화당이 나머지 미 국민과 함께할 것인지가 현재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도 “우리나라의 지도자들, 트럼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슈머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그들 모두가 (지급액 인상에) 동의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순간에 서 있다. 일하는 가정이 고통받는 상황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고통에 응답할 것인가.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지 말자”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인상안은 미 상원에서 정식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식 표결 진행 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체 100명의 의원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이 52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 48명 전원과 공화당 의원 12명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마르코 루비오, 조시 하울리, 뎁 피셔, 켈리 로플러, 데이비드 퍼듀 등 5명의 공화당 의원이 증액안에 대해 공개 지지한 상황이다. 이들 중 로플러 의원과 퍼듀 의원은 내년 1월 5일 조지아주에서 연방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공화당 주도로 증액안이 무산되는 것처럼 비칠 경우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공화당이 미 상원에서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조지아주에서 2석을 잃게 되면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선 상원마저 민주당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 간 갈등 기류에 대해 AP통신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이끄는 공화당과 대통령 사이의 마지막 대결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매코널 의원은 전날 미 하원에서 2000달러 인상안과 함께 통과된 국방수권법(NDAA)에 대해선 “하원에서 초당적인 압도적 다수가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이 법안을 재승인하기로 표결했다”며 30일 최종 표결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