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원·강남 전출인구 많아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전주 대비 0.02% 내렸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강남권인 서초·송파·강동구는 하락세가 심화됐고 강남구 역시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신학기 이주수요가 마무리 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전셋값 약세 여파가 서울에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집값 상승기 때 서울에서 전세살이를 하던 이들이 매매로 많이 돌아섰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27일 기준 1만 7468건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 거래량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역대 2월 거래량 중 최저치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에서 순유출한 인구가 1만 4082명으로 가장 많고 강남(-1만 2893명)·강동(-9204명) 순이었다. 반면 하남(2만 400명)·김포(2만 6949명)·화성(4만 5213명)·광주시(1만 6590명)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서도 순유입 인구가 많은 상위권 10위 안에 들었다. 모두 신도시 또는 택지지구가 조성된 곳이다.
일각에서는 갭투자 증가로 전세 공급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는 갭투자가 적지 않았던 만큼 전세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서울 입주물량 11년來 최대
서울 역시 올해 12월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를 기점으로 입주물량이 대폭 늘어난다. 은평구 녹번동 ‘래미안베라힐즈’(1305가구)도 함께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내년 입주 예정물량(3만 8504가구)까지 고려하면 2008년(5만 5747가구) 입주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많은 서울 정비사업의 특성상 입주물량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몰려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로 인한 멸실이 서울의 입주 쏠림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올해 이주하는 아파트는 최대 1만 6000가구”라며 “이주시기 조정제도를 활용해 이주가 쏠리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6일 이주시기 심의조정위를 열어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 진주 아파트의 이주시기를 7월과 12월로 각각 조정했다. 내달은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를 대상으로이주시기 조정에 나선다.
전셋값 하락이 예상되자 벌써 일부 입주예정단지에서는 발 빠르게 세입자 찾기에 나섰다. 통상 전세는 입주 3~6개월 전에 나오지만 11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와 헬리오시티는 벌써 전세세입자를 구하는 매물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