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보복, 또 보복' 이스라엘-이란 충돌 후 난장판 된 시리아

  • 등록 2018-02-12 오전 10:25:14

    수정 2018-02-12 오전 10:25:14

/ 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곧 내전이 끝날 것 같았던 시리아가 이스라엘-이란 충돌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적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더욱 강력히 대응할 수 있다”면서 “시리아 내전 외에 또다른 전선이 추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개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날 이스라엘 공군 F-16 전투기 한 대가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을 공습하던 중 시리아군의 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스라엘은 보복으로 시리아군과 이란군의 대공 방어시설 12곳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직접적인 무력개입으로, 사실상 시리아 내전에 발을 담근 것이다. 시리아 언론들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침략”이라며, 2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격추당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격추 책임을 이란으로 돌렸다. 이에 따라 향후 시리아군 및 이란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봤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우리를 공격하려는 모든 공격에 대응해 계속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시리아 남부 지역에서 민병대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건은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수년 동안 중립을 지켜왔던 이스라엘이 미국의 편에 서서 직접 이란 또는 러시아와 맞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 및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앞세워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뒷배로 있는 반군과 내전을 벌여 왔다.

미 주도 국제 연합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했던 시리아 북부 락까를 탈환했을 때만 해도 국제사회는 “시리아 내전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내가 최후의 승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전쟁터가 된 것.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개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러시아도 “시리아 정부의 ‘요청’으로 대테러전을 수행 중”이라며 “러시아군의 생명·안보 위협을 야기하는 사태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있는 만큼, (이스라엘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백악관은 이란과 동맹국인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를 향해 도발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까지 더해지면 내전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 정보국 국장은 “이란은 시리아와 레바논에 군사 기지를 구축할 의지가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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