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영하 183도 이하급 극저온 터보 팽창기 국산화

대체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로 해외 의존도 감소 기대
  • 등록 2024-10-14 오전 9:59:50

    수정 2024-10-14 오전 9:59:5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진이 영하 183도 이하급 극저온 터보 팽창기를 개발해 대체 에너지 저장 기술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수소,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를 극저온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국산화한 것으로, 국내외 극저온 냉각시스템 시장에서 해외 의존도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임형수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Zero GWP(지구온난화지수)’ 냉매를 사용한 무급유 방식의 극저온 터보 팽창기를 개발하고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의 실증 시험을 마쳤다고 14일 밝혔다.

임형수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사진=한국기계연구원)
극저온 터보 팽창기는 고압 상태의 기체를 임펠러로 팽창시켜 온도를 낮추는 원리를 이용한다. 수소, 천연가스, 공기 등 대체 에너지를 액체로 만들어 저장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다. 연구팀은 대체 에너지를 영하 183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하기 위해 임펠러, 무급유 베어링, 축, 케이싱 등을 독자 개발하고, 회전 안정, 출력 제어, 단열 설계 기술 등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Zero GWP 냉매인 네온을 상온 조건에서 영하 183도 이하로 냉각시켰다.

극저온 터보 팽창기는 그동안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 기술 개발로 국산화 가능성을 마련했다. 다양한 대체 에너지 적용을 위해서는 기존 개발된 영하 163도급보다 더 낮은 온도의 팽창기가 필요했는데 연구팀은 영하 183도급까지 달성했다.

기존 팽창기가 베어링에 오일을 공급하는 윤활 방식으로 별도의 오일 공급 장치가 필요하고 구조가 복잡했지만 이번 팽창기는 무급유 방식을 적용해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아 소규모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하기도 쉽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술을 이용해 수소 액화용 팽창기와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 공기 액화용 팽창기를 각각 개발했다. 이 중 천연가스 액화용 팽창기는 영하 183도급에서 냉동능력 7~10kW의 용량까지 할 수 있다.

임형수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대체 에너지인 수소 등을 극저온 상태의 액체로 저장하게 되면 에너지 밀도가 증가해 저장 설비 크기를 줄일 수 있다”며 “극저온 터보 팽창기 핵심기술 개발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국산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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