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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다솔 인턴기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오징어게임’의 세계적 인기 이면에 한국의 경제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6일(현지시간) NYT는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인기 이면, 한 나라의 경제 불안’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게임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각을 인용해 △비싼 집값 △일자리 부족 △가상화폐 열기 등의 문제를 꼬집었다.
“불평등 사회 속 고군분투에 공감”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구용현(35) 씨는 NYT에 “극도의 불평등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중 인물들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게임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인들이 겹쳐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직장을 잃은 후 프리랜서 업무와 실업수당으로 생활을 이어왔던 구 씨는 “주택 가격이 폭주하는 도시에서 규칙적으로 월급을 받아도 안정적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NYT는 ‘흙수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오징어게임 속 인물들처럼 암호화폐나 복권 등의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에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가상화폐 시장 중 하나다.
구 씨는 “(오징어게임 속) 상금처럼 암호화폐는 사람들에게 1초 만에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된다”고 답했다.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건 한국에서는 돈을 버는 기회를 얻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어려운 취업·지나친 양육비 문제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인 지난 2020년 1월에 대학을 졸업한 신예은(27) 씨는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요즘 20대에게 정규직 취업은 무척 어렵다”고 토로했다.
신 씨는 하락하고 있는 한국의 출산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낮은 출산율은 양육비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기인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징어게임은 ‘성공해야 한다’는 한국 사회의 압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어려움 사이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국, 집값·물가 폭등 및 불평등 가중
한국은 ‘지니계수’로 평가한 소득 불평도 순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3개국 중 11위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또한 ‘주택 구입 가능성’이 정치적 논제가 될 정도로 집값이 폭등했으며, 서울 물가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에만 50% 넘게 치솟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NYT는 구 씨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 실제로 오징어게임이 진행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할지 궁금하다”라며 기사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