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10분만에 현장에서 검출한다

기초지원연 연구진, 신속검출키트 개발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95% 정확도로 검출
  • 등록 2021-03-15 오전 10:43:12

    수정 2021-03-15 오전 10:43:1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현장에서 바로 검출할 수 있는 진단기기를 만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를 이용하면 한 번만 분석해도 10분 안에 슈퍼박테리아를 검출하고, 미량의 저농도 시료도 신호를 증폭해 최대 1시간 안에 검출할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최종순 소재분석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슈퍼박테리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을 검출하는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이하 C.디피실)’은 항생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장내세균이다. 감염되면 발열, 설사, 복통을 유발한다. 심하면 전격성위막대장염, 독성거대결장, 패혈증 등을 동반해 사망할 수 있다.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한 연구자 사진.(왼쪽부터)최종순 부원장, 권요셉 책임연구원, 한도경 선임연구원.(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팀은 C.디피실을 빠르게 검출하는 고감도 다중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종이 기반의 다중 검출키트를 개발했다.

C.디피실은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현재 사용되는 검사법은 환자 분변에 대한 C.디피실 항원 검사, 독소검사, 유전자 검사까지 3단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항원 검사와 독소검사의 민감도가 낮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감염 의심 환자의 분변 시료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C.디피실 바이오마커 항원 1종과 독소 2종의 검출 여부를 동시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만들었다. 키트의 구멍에 환자의 분변 시료를 떨어뜨리고, 검출 신호 증폭을 위해 시약 건조 처리된 다른 홀에는 물을 떨어뜨리면 시료가 유체통로를 따라 먼저 들어가고 이후 시약이 들어간다.

용액들은 키트 종이 표면의 금나노 입자에 반응하는데 금속이 침전되는 원리로 측정 감도를 증폭해 빛깔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 mPAD의 검출 민감도는 97%, 특이성은 88%, 정확도는 95%로 나타났다. 종이로 만들어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추가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학술지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15일자로 게재됐다.

권요셉 박사는 “C.디피실 진단 원천기술 확보와 국산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이번 성과를 통해 정확하고 값싼 C.디피실 진단법을 제공해 가격이 비싼 유전자 검사가 포함된 기존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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